공정위, 교복브랜드 3곳 입찰담합 첫 적발..학부모 약 2만5000원 더 지불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매년 자녀들의 입학시기가 되면 고가의 교복으로 인해 학부모들은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무상교복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교복비 부담을 낮추려 시행된 학교주관구매입찰제도를 무력화한 담합행위가 적발됐다.

이에 교복구매 입찰담합 등 서민 부담을 높이는 소비재 시장에서의 담합 행위를 적극 대응하는 한편 교복 나눔을 통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학생들에게는 환경보전과 물자절약 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뉴시스>

◆공정위, 폐업업체 제외 2개 대리점에 시정명령

중·고교 교복구매 입찰에서 투찰금액을 사전에 담합해 높은 가격으로 낙찰을 받은 충북 청주시 소재 교복브랜드 대리점들이 적발됐다.

이들은 ‘짬짜미’로 교복값을 평균 2만5000원 가량 더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청주시 소재 중·고등학교가 발주한 교복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엘리트학생복 청주점·아이비클럽한성·스쿨룩스 청주점 등 3곳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공정위는 폐업한 스쿨룩스 청주점을 제외한 나머지 두 대리점에 같은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5년 7~10월 진행된 27개 중·고등학교의 2016학년도 학교주관구매입찰에서 낙찰금액 인상을 목적으로 사전에 낙찰자와 각자 투찰할 금액을 정해 입찰에 참여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학교나 학부모의 브랜드교복 선호현상으로 인해 비브랜드 교복이 입찰의 규격(품질) 평가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실상 규격 평가를 통과한 브랜드 교복 간 경쟁구도가 형성된다는 점을 이용해 자신들 간의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담합을 시도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실제 총 27건의 입찰 중 이들 3개사 중 1개사가 낙찰받은 건은 20건이며 낙찰률은 평균 94.8%에 이르렀다.

나머지 7건의 경우는 규격심사를 통과한 비브랜드 업체가 최저가로 낙찰을 받았고 평균 낙찰율은 약 85.6%였다.

입찰 사례를 보면 스쿨룩스 청주점은 95.4%의 투찰률을 통해 27만7000원의 투찰액을 기록했으며 96.9%의 높은 투찰률을 보인 엘리트교복 청주점은 투찰액이 28만2000원에 달했다.

반면 일반 브랜드 교복업체가 낙찰된 때의 투찰액은 23만6000원, 투찰률은 81.1%로 모두 담합 참여 업체보다 낮았다. 이는 브랜드업체와 약 5만원 내외 차이를 보인 셈이다.

이번 사례는 학교주관구매입찰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공정위에 적발된 것이다.

학교주관구매입찰제도는 학생과 학부모의 교복 구매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가 입찰을 통해 교복 공급사업자를 정하는 방식으로, 2014년부터 도입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교복구매 시장에서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교복구매 입찰담합 등 서민의 부담을 높이는 소비재 시장에서의 담합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하고 담합 행위가 적발된 사업자들은 법에 따라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교복 앞에 사각지대 없다”..무상교복 사업 확대

한편, 중·고교 신입생에게 교복 구매비를 지급하는 무상교복 사업도 확대된다.

인천과 세종, 대전은 중·고교 신입생 모두에게 무상으로 교복을 지원하며 경기와 제주는 중학교 신입생에게만 무상교복을 지원할 방침이다.

경남 창원·함안·고성·남해, 충북 옥천군 등 일부 기초지방정부도 중·고교 신입생에게 교복 구매비를 준다. 전남은 고교 신입생에게 교과서비를 전액 지원한다.

이와 관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12월30일 “교복 앞에 사각지대는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방의 의무를 지는 군인에게 군복을 지급하듯 교육의 의무를 이행 중인 학생에게도 사회에서 교복을 제공하는 게 마땅하다”며 “무상교복이 사회의 시혜가 아닌 학생들의 보편적인 권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는 학생복지 사각지대인 비인가 대안학교와 서울 등 다른 시·도에 있는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내년부터 30만원 상당의 교복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내년 수혜 대상자는 151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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