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유채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부터 ‘5·18망언’, ‘탄핵부정 발언’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곤혹을 치렀다.

황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취임 인사 차원으로 정 대표와 이 대표를 잇달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황 대표가 전대 과정에서 이른바 ‘5·18망언’ 사태에 대해 고심했겠지만 슬기롭게 처리해달라”며 “전대 이후 결론을 내린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 시절 광주시민을 짓밟았지만 한국당은 이후 새롭게 태어난 당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5·18 민주화운동이 한국당과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황 대표는 “과거에 붙들려 있는 정책과 행정을 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면서 오늘을 끌어가는 새로운 정치를 해보자고 했다”며 명확한 답을 피했다.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세 의원에 대한 강한 조치를 당부드린다’는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요청에 대해서도 “잘 살펴보겠다”라고만 했다.

황 대표가 이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비슷한 주제의 논쟁이 오고 가면서 냉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대표는 “탄핵부정 발언에 대해 ‘탄핵은 수용하겠다’는 말을 했으니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가장 크게는 5·18 망언에 대한 한국당 자체의 책임 있는 조치가 곧바로 뒤따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5·18 망언 의원 제명을 촉구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연루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된 데 대한 정의당 입장을 물으면서 화제를 돌렸다.

이 대표가 “재판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고 과거 전례에 비추어 김 지사를 법정구속까지 한 것은 과하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답하자 황 대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한 댓글조작과 김 지사가 한 것을 비교는 해 보셨나”라고 힐난했다.

이 대표는 “정부기관이 직접 나서서 댓글공작을 한 것과 어떤 사인이 권력에 접근에 댓글조작을 관여했다는 것의 차이는 알고 있다”며 “대표님께서 정의당을 처음 찾아오셔서 드루킹 사건을 말씀하시는 것은 참 저로서는 놀랍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황 대표는 “이 당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고 같이 할 일이 많다는 것”이라고 답했고 이 대표는 “같이 해야 할 많은 일 중에 그 사건을 집어서 말씀하신 것은 유감스럽다”며 거듭 불쾌감을 표명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황 대표는 “법치가 흔들리는 것 아닌가 걱정들이 많이 있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전임 장관을 하셨던 만큼 앞으로 법무부에 많은 도움이 되길 부탁한다”라고 청했다.

오후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황 대표를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경제 어려움 극복을 위해 공정경제가 중요하다. 재계가 필요한 부분까지 담아 공정거래질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공정거래가 기업을 죽이려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기업이 살아날 수 있는) 그런 방향에서 올바른 공정거래 지도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