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비건 만나고 귀국..“북한과 대화준비 돼 있다는 게 미국 입장”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지난 5일 출국한 이도훈 본부장은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북미회담 결렬에 따른 후속조치를 논의했다.<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정부가 북미 간 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 외교에 나선 가운데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린 모양새다.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8일 “앞으로 (북한과)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후속대응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이날 귀국한 이 본부장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이 생산적·건설적이었다는 미국의 평가는 변함이 없다”면서 미국의 대화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는 이 본부장의 발언은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가 경색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한 대답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지난 5일 미국으로 떠난 이 본부장은 6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워싱턴DC에서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 내용과 결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향후 대응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과 달리 한국 발표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FFVD’ 표현이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 “그 부분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라며 “그건 항상 기본 전제로 하고 있는 거고 서로를 믿기 때문에 똑같은 것(보도자료)을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동창리 발사대를 복구하는 것이 대미 압박용인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말한 새로운 길인지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워싱턴에서 북한에 전달할 메시지를 받아왔느냐’는 질문에는 “그런건 없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여러 가지 북측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본부장은 물론 미국 내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경우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큰 그림’을 살펴볼 준비가 된다면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밝은 경제적 미래를 대가로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하는 올바른 합의에 주력했으니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볼턴 보좌관은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재건 움직임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면서도 만약 북한이 동창리 시설의 복구를 택했다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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