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7명 “갑질 당해봤다”..가해자는 직속상사가 45.1%

지난해 10월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직장내 갑질금지법 국회 조속 통과 촉구(괴롭힘 법통과) 기자회견에서 직장내에서 괴롭힘을 당한 당사자들이 그림을 그린 종이봉투를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직장 내 갑질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직장인 10명 중 7명은 부당한 업무지시나 성희롱 등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577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갑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2%가 ‘갑질을 경험해봤다’고 응답했다.

직급별로는 과장급(80.9%), 대리급(76.2%), 부장급(75.6%), 사원급(62.2%), 임원급(46.2%) 순이었다.

갑질을 한 상대는 ‘직속상사’(45.1%,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으며 근소한 차이로 ‘CEO·임원’(42.9%)과 ‘관리자급 직원’(39.8%)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 ‘타부서 직원’(16%), ‘동료’(7%) 등의 순이었다.

CEO나 상사들로부터 당한 갑질 유형은 ‘부당한 업무지시’(61.3%,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의견 묵살·무시’(53.2%), ‘폭언 등 언어폭력’(37.6%), ‘개인적 업무 지시’(33.3%), ‘차별대우’(28%), ‘술자리 등 단체활동 강요’(26.1%), ‘실적 빼앗김’(18.3%), ‘따돌림’(11%), ‘성희롱 및 추행’(8.1%)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성희롱 및 추행’을 당한 비율은 여성(13.3%)이 남성(3.4%)보다 4배가량 높았고 ‘의견 묵살·무시’를 경험한 이들은 남성(56%)이 여성(40.6%)보다 15.4%포인트 더 높았다.

그러나 갑질에 대응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그냥 참았다’는 응답이 57.6%로 과반수였다.

갑질에 대응하지 못한 이유는 ‘어차피 바뀌지 않을 것 같아서’(72.2%, 복수응답)라는 답변을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55.2%), ‘다들 참고 있어서’(32.2%),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서’(16.1%), ‘퇴사·부서 전배를 준비하고 있어서’(10.4%) 등으로 확인됐다.

직장 내 갑질로 인한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갑질을 경험한 직장인 중 대다수인 82.2%가 갑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으며 이들 중 무려 91.5%는 스트레스가 질병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두통’(57.7%, 복수응답),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51.3%), ‘불면증’(42.7%), ‘우울증·공황장애 등 정신질환’(27.3%), ‘피부 트러블’(24.7%), ‘폭식·거식증 등 섭식장애’(20.7%), ‘탈모’(19%)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이같은 직장 내 갑질 때문에 이직을 생각한 적이 있거나(52.6%) 실제로 이직한 직장인들(38.6%)도 적지 않았다. 갑질이 회사 인적자원 관리에도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직장인들은 직장 내 갑질이 근절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구성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 관련 교육’(33.1%), ‘갑질 처벌에 대한 강한 법령 제정’(21.3%), ‘사내 감사 시스템 구축과 실행’(16.3%), ‘고용부 등 정부당국의 강한 단속’(13.5%), ‘갑질 신고 창구 구축 및 활성화’(12.1%)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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