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tory] 버닝썬이 던진 핵폭탄
[공공story] 버닝썬이 던진 핵폭탄
#연예계 性스캔들:아이돌 도덕불감증 국제적 망신→인성교육 없는 K팝 시스템 현주소
  • 김승남 기자
  • 승인 2019.03.1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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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김승남 기자] # 클럽 ‘버닝썬’에서 시작된 각종 비리 의혹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화려한 겉모습의 이면에는 마약, 폭력, 경찰과의 유착 등 의혹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고, 특히 클럽 VIP룸의 성관계 동영상이 공개되며 파장은 일파만파 커졌다. 버닝썬 게이트의 핵심은 ‘권력’이다. 정치·경제·문화·사법 권력을 가진 이들이 얼마나 끈끈하게 연결돼 있고 그 연결고리 속에서 얼마나 많은 부패 행위가 일어났는지 밝혀져야 한다.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핵심을 놓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이슈에 분노하며 누군가를 마녀사냥 하는 것이 집단지성이 아니라 사회 정의를 위해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이는 게 ‘진짜 집단지성’이다. 버닝썬 게이트가 결코 꼬리 자르기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진실이 밝혀져 국가적, 사회적으로 우리 국격에 금이 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진=김상교씨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김상교씨 인스타그램 캡쳐>

단순 클럽 폭행 사건에서 시작된 버닝썬 사태가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마약 판매, 경찰 유착, 성접대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특히 버닝썬 운영진이었던 빅뱅 전 멤버 승리가 의혹의 중심에 있었고, 이후 연예인의 일탈과 탈선 행각들이 속속들이 공개되면서 연예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버닝썬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대한민국 전체에 핵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안의 중요성과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이번 사건 수사는 엄정하고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김상교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김상교가 쏘아올린 작은 공’. SNS(사회연결망서비스)에서 버닝썬 사건을 부르는 말이다. 강남의 한 클럽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현재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사건은 지난해 12월14일 김상교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11월24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버닝썬 클럽을 찾은 그는 이날 버닝썬에서 성추행을 당한 한 여성으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고 이 여성을 보호하려다 클럽 이사인 장모씨 등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집단 구타에 의해 갈비뼈 전치 4주 골절, 횡문근융해증(근육이 녹아 혈액을 막는 증상) 등이 생겼으나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가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씨는 “폭행을 당해 112에 신고했는데 출동한 경찰관이 클럽 관계자와 얘기를 주고받더니 대뜸 나에게 수갑을 채웠다”면서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자신을 폭행했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씨는 자신의 SNS에 역삼지구대 폐쇄회로(CC)TV 폭행 영상을 올리고 “대표들이 술에 일명 ‘물뽕’(GHB)을 타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제보가 있었고 12월에 버닝썬 성폭행 영상도 입수했다”며 “불특정 다수의 여성 피해자가 많다. 경찰, 유흥계가 유착돼 무고한 국민이 피해 보는 나라 꼴은 못보겠다”고 경고했다.

일방적인 폭행 정황이 고스란히 담긴 CCTV가 공개된 후 사건은 반전을 맞았다. 김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실리면서 경찰과 클럽 사이에 유착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생겨난 것.

이어 김씨는 1월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찰이 버닝썬에서 뇌물을 받는지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청원을 올렸고,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20만명의 동의를 넘겼다.

해당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버닝썬 측은 직원의 폭행을 사과했다. 다만 김씨가 클럽 여성을 추행한다는 민원이 들어와 어쩔 수 없이 끌어내다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여성 2명이 강남경찰서에 김씨를 강제 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는 성추행을 부인했고 진실공방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를 고소한 여성 중 한명은 ‘애나’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던 버닝썬 MD로 밝혀졌다. 버닝썬 측이 김씨를 곤란에 빠뜨리기 위해 허위로 고소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버닝썬 내부 행태가 논란을 빚자 일부 여성은 그동안 겪었던 일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기 시작했다. 버닝썬에서 남성들이 여성에게 몰래 물뽕을 먹이고 강간하는 문화가 횡행했다는 것.

GHB는 마약의 일종으로, 복용할 때 음료수 등 액체에 타서 마신다는 이유로 ‘물뽕’이라고 불린다. 무색·무취에 알코올에 넣어 마시면 10∼15분 뒤에 취한 듯한 상태와 함께 몸이 이완되고 기억을 잃는다.

더욱이 약물이 24시간 안에 몸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증거를 찾기 힘들어 ‘데이트 강간 약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일부 남성들이 이 약을 이용해 여성을 항거불능의 상태로 만든 뒤 성폭행하는 등 성범죄에 악용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물뽕은 SNS상에서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었다. 버닝썬 같은 대형 클럽의 경우 직원들이 마약을 적극 유통하고 이를 이용한 성폭력을 방조하거나 심지어 부추긴다는 증언도 나왔다.

물뽕 논란은 일반 마약류로 번졌고 버닝썬에서 여러 종류의 마약이 공공연하게 유통된 정황들도 드러났다.

이에 1월3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경찰 유착과 클럽 내 성폭행 및 마약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수사 결과 버닝썬 MD이자 김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애나의 집에서 마약으로 의심되는 액체와 백색 가루가 다수 발견됐다. 이문호 버닝썬 대표와 영업사장 한모씨 모발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폭행사건에 이어 경찰 유착 의혹, 마약 판매 의혹까지 받으면서 버닝썬은 궁지에 몰렸다. 버닝썬이 위치한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 역시 버닝썬 측에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관련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버닝썬은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복수의 버닝썬 직원들은 자신들의 SNS 계정 등을 통해 ‘오늘(2월16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중단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일부 여성들은 술에 뽕을 타 여성을 강간하는 행위가 비단 버닝썬 만의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성들은 명백한 성범죄가 오랜 시간 동안 아무런 제재 없이 반복된 현실에 분노했고 이달 2일에는 서울 혜화역에서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왼쪽)과 투자자에게 성 접대 알선한 혐의를 받는 빅뱅 전(前)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지난 15일 새벽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왼쪽)과 투자자에게 성 접대 알선한 혐의를 받는 빅뱅 전(前)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지난 15일 새벽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버닝썬 게이트’ 어디까지 번지나

결국 이 모든 사태의 중심에는 ‘승리’가 있었다. 이 모든 과정에 버닝썬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승리가 묵인·방조 혹은 지시했는지가 핵심인 셈.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승리가 강남 클럽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투자자들에게 성접대까지 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제보자가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는 승리와 함께 사업을 준비 중이던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 등과 2015년 12월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였다.

이 대화에는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를 접대하기 위해 클럽 아레나에 자리를 마련하고 접대 여성을 부를 것을 지시한 정황을 담고 있다.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커지자 YG엔터테인먼트는 “승리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해당 보도는 조작된 문자메시지로 구성됐다”면서 “가짜 뉴스를 비롯한 루머 확대 및 재생산 등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권익위원회가 승리가 성접대를 주선했다는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원본을 공익신고 형식으로 입수 받으면서 이 같은 승리 측의 해명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이에 경찰은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승리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알선 의혹 카카오톡 대화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준영이 불법 촬영이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포착했다.

정준영은 다른 지인들과의 카톡방에도 문제의 동영상과 사진 등을 수차례 올렸으며 불법 촬영 동영상 피해 여성은 최소 10명에 달한다고 전해졌다.

정준영은 12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준영을 입건했다.

특히 정준영은 2016년에도 자신의 전 여자친구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정준영은 “여자친구와 장난삼아 상호 합의 하에 촬영했고 이후 바로 삭제했다”고 해명, 검찰은 정준영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정준영 동영상과 관련, 화살은 다수의 연예인에게로 돌아갔다. 이른바 ‘톡벤져스’라고 불리는 단체 카톡방 멤버들이 그들이다.

‘승리 게이트’ 당사자인 승리를 비롯해 몰래카메라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정준영, 그리고 음주운전 및 청탁 의혹이 제기된 FT아일랜드 최종훈까지 3명이 연예계를 떠났다. 은퇴를 선언한 것이지만 사실상 퇴출된 상황.

또한 정준영의 범죄 행위를 알고도 방관한 것으로 알려진 용준형 역시 은퇴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룹 하이라이트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씨엔블루 이종현도 이들과 행동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승리는 11일 연예계 은퇴를 선언, 12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논란의 ‘황금폰’ 주역 정준영도 11일 tvN ‘현지에서 먹힐까3’ ‘짠내투어’, KBS2 ‘1박2일’ 등 출연 중이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후 13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공인으로서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용준형과 소속사 어라운드어스 엔터테인먼트는 12일 문제의 단체 대화방 멤버로 처음 용준형이 지목되자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그러나 용준형이 참고인 조사를 받는 등 더이상 진실을 은폐할 수 없게 되자 “오래전 일이지만 깊게 반성한다. 용준형은 하이라이트에서 탈퇴하기로 했다”고 서둘러 말을 바꿨다.

아울러 “정준영 사건과 무관하다”던 이종현 측의 거짓 해명이 드러났다. FNC는 15일 이종현이 정준영과 불법 영상을 공유하고 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것을 확인했다면서 사과했다. 하지만 씨엔블루 팬덤은 이종현의 퇴출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종훈은 불법 영상을 공유해 물의를 빚은 것 외에도 2016년 음주운전 사건을 무마하려 한 정황도 드러나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고, 연예인들과 경찰의 유착 의혹까지 사태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126명 규모의 합동수사팀을 꾸리고 경찰 유착 비리 등에 대해 전방위적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공표했다.

민 청장은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지금 진행하는 수사뿐만 아니라 감사관실에 내부비리수사대 등 감찰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수사 감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비위나 범죄가 발견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단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클럽 버닝썬 시작된 사건은 게이트급으로 번졌고 대한민국 전반을 뒤흔든 역대급 사건이 되고 있는 모습.

하지만 아직 이들의 대화 내용을 공유한 이들이 더 남아있는 만큼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 또한 버닝썬 게이트에서 시작된 몰래카메라 논란, 그리고 경찰 유착 논란까지 낱낱이 조사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방침인 터라 상당한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3월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일대 외벽에 K팝 등 옥외광고물이 표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3월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일대 외벽에 K팝 등 옥외광고물이 표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가면 뒤의 진실..한류스타의 ‘글로벌 후폭풍’

버닝썬 사태 파장의 끝은 이제 가늠조차 어려울 지경. 특히나 한류의 주역으로 국내외에서 커다란 인기를 얻었던 연예인들의 범죄행각에 대중의 충격과 분노는 더욱 크다.

K팝을 통한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며 우리나라 이미지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화려하고 멋진 무대 위 모습이 가면을 벗자 무겁고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 것이다.

여성들을 성적 노리개로 삼아 품평회를 열고 비하 발언을 일삼았던 승리, 정준영 등은 사실상의 퇴출 수순을 밟으며 ‘국민 역적’이 됐다.

나아가 K팝 스타들이 추악한 혐의로 수사받는다는 소식이 해외에 알려지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범죄가 재조명받고 있는 상황.

BBC, CNN, 빌보드 등 유명 외신들은 이번 사건을 “K팝 아이돌의 이면”이라며 보도하고 있다. 이는 공들여 쌓은 K팝의 위상을 ‘성 스캔들’로 한꺼번에 무너뜨린 셈이다.

이처럼 마약, 성폭행, 불법 촬영물로 얼룩진 사건에 K팝 선두주자 아이돌이 다수 연루되면서 한류 열풍 전체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팝 아이돌에게 빠져서는 안 되는 존재가 팬이다.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스타들은 공인으로서 더욱 조심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왔던 이미지와 그 이미지를 신뢰하고 따랐던 해외 팬들 역시 배신감과 충격에 휩싸였다. 한류 열풍의 주역이었던 그들이 결국 ‘민폐’로 한 시대를 장식한 것이다.

이번 성추문 사건은 대한민국 연예계가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람은 고쳐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이미 심어진 가치관을 쉽게 바꿀 수는 없지만, 개개인의 잘못된 성도덕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망신살이 뻗친 만큼 연예계 전반에 걸쳐 인성 교육과 제대로 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