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목구어’ 인용하며 부인..“반기문 재단, 정관에 일체 정치활동 금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의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위원장직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의 정치복귀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반 전 총장은 최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데 이어 지난 21일 청와대를 방문해 2시부터 2시40분까지 40분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하고 미세먼지 해결책을 논의했다.

반 전 총장은 문 대통령과 면담이 끝난 뒤 춘추관에서 직접 브리핑을 열고 위원장직 수락 배경 및 각오를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브리핑 서두에서 “제가 현재 자격으로 청와대에서 이런 브리핑을 하는 것이 적당한 지 나름대로 걱정을 했었는데 청와대에 부탁을 해서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할 수 없는지 문의했다”라며 “다행히 아주 좋다고 하셔서 감사 말씀을 드린다. 개인적으로 2004년에 청와대 외교보좌관 근무할 때 이 자리에 서서 언론인과 대화했던 기억도 난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위원회가 성과를 내게 됐을 때, 정치은퇴를 선언한 상황이지만 그 결정에 변화가 있을 수 있겠느냐’고 묻는 질문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의 브리핑이 모두 끝나고 춘추관에서 나간 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반 전 총장의 관련 답변을 브리핑으로 전했다.

김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이 잊어버리고 답변을 안 한 게 아니고 일부러 답변하지 않았다”며 “그 이야기는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반기문 재단을 이번에 만들었는데 그 정관에는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덧붙였다.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범국가적기구 위원장을 맡으면서 반 전 총장은 국가적 의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반 전 총장이 풍부한 경험을 살려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에 성공한다면 국민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 전 총장은 2017년 대선 당시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경륜을 바탕으로 보수진영 대선주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대선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반 전 총장에게 미세먼지 범국가적 기구 위원장직을 요청한 문 대통령의 발탁 배경을 이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쉽게 해결될 성격도 아니다”라며 “하지만 총장님은 유엔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 등 기후 관련 협약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가장 열심히 노력하셨고 커다란 성과를 거두신 분이다”이라고 첫 번째 이유를 들었다.

또 문 대통령은 두 번째 이유로 “미세먼지가 국내적인 문제뿐만이 아니고 중국과도 관련돼 있는 문제다. 미세먼지 문제를 한중이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일을 해 주는 데 총장님만큼 더 적합한 분이 없다고 생각했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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