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주성분 변경 인지”..식약처 美 현지 실사
환자단체, 경찰 수사 및 감사원 감사 필요성 주장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 케이주’(이하 인보사)의 성분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주성분 중 신고와는 다른 세포 성분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성분이 뒤바뀐지 몰랐다고 해명해 왔지만, 코오롱생명과학 자회사이자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성분이 뒤바뀐 것을 국내 판매 허가 전 이미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진 까닭.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으며, 환자단체는 인보사 허가과정에 대한 경찰과 감사원의 수사 필요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인보사 사태가 코오롱 측의 고의 은폐 의혹으로까지 번지자 일각에서는 ‘허가 취소’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리는 형국으로, 인보사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한 모습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7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코오롱생명과학은 고의적 은폐 의혹을 피할 수 없다”며 “코오롱이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가 있기 4개월 전 이미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경찰 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3일 기재정정공시를 통해 “인보사의 위탁생산 업체 론자가 자체적으로 2017년 3월 1액과 2액에 관해 생산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STR(유전학적 계통 검사) 위탁 검사를 진행해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신장세포)이며 생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생산했다는 사실을 코오롱생명과학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즉, 미국 위탁생산 업체 론자는 이번 인보사 사태가 발생하기 2년 전 이미 인보사를 대상으로 STR 검사를 했으며 그 결과 신장유래세포임을 확인하고 이를 코오롱티슈진에 보고했다는 것.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다.

이는 코오롱 측이 그간 해명과 배치된다. 코오롱 측은 인보사를 처음 생산한 2004년부터 15년이 지난 최근까지 주성분 2개 중 하나인 2액이 태아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환자단체는 “임상시험 참여 환자와 시판 후 1회당 700~800만원인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받은 환자는 3900여명”이라며 “정부당국, 학회, 전문가, 시민·소비자·환자단체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해당 환자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인보사 사건 피해 환자들의 안전을 검증하며 피해 보상뿐만 아니라 동일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와 법률을 개선하는 공익활동을 해당 환자들과 함께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코오롱 측이 허가 전 주성분이 바뀐 사실을 미리 알고도 고의적으로 은폐했을 경우 인보사의 ‘허가 취소’ 가능성은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투여를 받았던 환자들에 대한 보상과 손해배상은 물론, 해외 파트너사들과의 계약에서도 줄소송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와 관련 식약처는 오는 20일께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현장실사를 벌인다는 방침.

식약처는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과 인보사 제조용 세포주 제조와 보관을 담당하는 현지 위탁 생산업체 등에 직접 방문해 세포가 바뀐 경위 등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생명과학에는 인보사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 자료 등을 이달 14일까지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식약처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행정처분 등 조치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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