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등 여야4당 일제히 비판 “석고대죄해야”..정치권 ‘막말자제 협약’ 주장도 나와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16일 문재인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에 빗대 비판하면서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김 의원은 이날 YTN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센병은 상처가 났는데 그 고통을 느끼지 못해 방치해서 그것이 더 커지는 것”이라며 “만약 대통령께서 본인과 생각이 다른 국민의 고통을 못 느낀다고 하면 그런 의학적 용어(한센병)들을 쓸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향해 “국회에서 5·18 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에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것은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라디오 방송에 함께 출연한 표창원 민주당 의원과의 논쟁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으로 막말 논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표 의원이 “사이코패스는 학술 용어로 언론에서도 사용하는 대중적인 용어이기에 나 원내대표와는 다르다”는 취지의 옹호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김 의원은 “사이코패스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표 의원께서 변명하시니 똑같은 잣대를 들이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국민이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면서 경제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데도 문 대통령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공감하지 못하는 말씀을 하고 있다”며 한센병을 언급했다.

김 의원의 한센병 발언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일제히 김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대통령이 객관적 경제 지표를 근거로 경제 전반에 대해 평가한 것을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한센병 환자에 빗댄 것”이라며 “김 의원 같은 젊은 의원들마저 망언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품격 있는 보수의 모습을 기대하기 영영 틀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어떠한 경우든 한센병과 같이 절망과 고통을 안기는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비하해서는 안 된다”며 “병도 병이지만 그간 무수한 인권침해와 사회적 멸시 차별을 견뎌온 한센인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막말이 막말을 낳는 악순환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급기야 ‘사이코패스’가 ‘한센병’으로 이어지는 막말 경쟁이 국민들 가슴을 답답하게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유도 금도가 있다”며 “언어를 순화시켜야 할 책임이 따르는 정치인이 모범을 보이지는 않고 더 심한 막말과 혐오로 국민의 귀를 더럽히고 불쾌감을 양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은 “아무리 비유를 했다고 해도 대통령을 향해 그런 발언은 한 것은 부적절하다. 발언을 즉각 취소하는 것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로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달창’, ‘사이코패스’, ‘한센병’ 등 극단적 용어를 구사해서야 되겠는가”라며 “김 의원은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를 해야 마땅하고 정치권은 막말 자제 협약이라도 맺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한국당 대표들이 막말 깃발을 높이 치켜들자 너나 할 것 없이 막말을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간다”며 “막말의 최고 경지에 올라야 내년 총선 공천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충성경쟁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최 대변인은 “한국당의 공천이 곧 당선이었던 때는 이미 벌써 지났다”며 “공천은 받겠지만 국민의 선택은 못 받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이 문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에 비유해 논란을 산 것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김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YTN 방송 중 논란이 됐던 발언에 대한 팩트”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우리가 정치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 자리에서 한센병이나 사이코패스라는 말을 직접 대입해 쓰진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빗대어 말한 것은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걸 사이코패스라고 한다면 자신의 고통을 느끼지 못해 그 상처가 더 커지게 방치하는 건 한센병이라고 한다”며 “대통령께서 본인과 생각이 다른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나는 똑같은 대입을 통해 대통령에게도 사이코패스가 아니냐고 물어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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