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40분 회동’ 현안 폭넓게 논의했지만 구체적 해법 마련은 못해..“빠른 시일 내 다시 만날 것”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이 20일 저녁 ‘호프회동’을 하고 조속한 국회 정상화에 원칙적인 공감대를 이뤘으나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헤어졌다.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8시께 서울 여의도의 한 호프집에서 만나 5월 임시국회 소집 등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으나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최근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에서 원내사령탑이 교체된 이후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원내대표는 1시간40분가량 이어진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경위와 서로의 입장 정도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다”며 “다음에 (만나) 얘기하는데 (오늘 회동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도 “(진전된 내용은) 특별히 없다”며 “내일이든 모레든 계속 만날 계획인데 이르면 내일 만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방법에 있어서 차이는 많지만 어쨌든 국회를 열어야 하겠다는 생각, 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원내대표는 “쟁점 사항과 관련해 우리가 예상한 모든 내용을 얘기했는데 결론을 내긴 어렵지 않겠느냐”며 “모든 상황에 대해서 각 당 입장들을 서로 확인하고 그 속에서 국회 정상화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했지만 현재 우리가 확 결정 내리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 조만간 빨리 다시 한번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5월 임시국회 소집과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상설협의체 등에 대한 논의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재해 추경과 경기선제 대응 추경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은 재해 추경 분리 처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정춘숙 민주당·이만희 한국당·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참석했다. 다만 원내대변인들은 맥주회동을 시작한 지 50여분이 지난 시점에 원내대표들간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먼저 자리를 떴다.

이번 호프회동은 오 원내대표가 취임 후 이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맥주 잘 사주는 형님’이 돼달라”고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이에 앞서 나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에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약속한 만큼 자연스럽게 세 원내대표가 함께하는 ‘상견례’가 성사됐다.

한편, 여야는 패스트트랙 지정에 따른 국회 파행 후 첫 만남이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논의를 했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직전 모두 발언에서 “우리 누님, 나 원내대표께서 흔쾌히 와주셔서 기쁘다”면서 “오늘은 제가 맥주값을 내는 날인데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좋은 예감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일할 기회 있다면 선배들과는 조금 다르게 새로운 정치문화와 정치예법으로 멋진 정치를 선보였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었다”면서 “마침 좋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생각하고 하나하나 정성껏 임해보려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파국으로 갈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이 원내대표, 오 원내대표가 오기 전의 일이지만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면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풀 수는 없을 것 같지만 마음을 열고 소통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제가 젊은 정치인답게 가볍게 제안 드렸는데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돼 새로운 국회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으로서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나 한다”며 “교섭단체 3당도 국민들이 갖고 있는 그런 절박한 마음을 같이 느끼고 있다는 생각으로 허심탄회하게 모든 걸 다 풀어놓고 대화를 시작해 좋은 희망의 메시지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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