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공당 자격 없다, 존재할 이유 있나”..이인영 “재협상 요구는 자가당착”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의 국회 정상화 합의안을 자유한국당이 뒤집은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26일에도 한국당에 대한 맹비난을 이어갔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국회 공전 80일 만에 일궈낸 합의가 한국당의 당리당략 때문에 두 시간도 되지 않아 물거품 됐다”며 “이 정도로 무책임한 정당이라면 공당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강원산불, 포항지진 대책 등 민생 현안에는 관심이 없고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미중 무역갈등과 한반도의 급변하는 정세를 외면하는 당이라면 존재할 이유가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한국당의 국회 정상화 합의 파기를 의도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당이 우리 경제를 더 나쁘게 하려는 의도로밖에 읽히지 않는다”며 “한국당이 국회를 파탄내고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을 부정할 생각이 아니라면 조건 없이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재협상 요구는 자가당착”이라며 전날에 이어 한국당의 재협상 요구에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소수 강경파에 휘둘려 정략적 판단을 반복하면 더는 어떤 협상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민후당’은 국회 정상화에 임해야 하는 한국당에 딱 맞는 말”이라며 “국민을 먼저 생각하고 당리당략은 뒤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국회 정상화 합의문은 단지 사인 간 주고받은 사문서가 아니고 여야가 지난한 협상 끝에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라며 “국민 앞에 서약한 것인 만큼 일방적으로 되돌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2시간 만에 뒤집을 합의를 왜 해서 국민을 오래 기다리게 했나”라며 “국회 구성원과 국민에 대한 기만이 아니라면 신의를 다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국회 정상화 합의 파기는 국민 불복, 국민 배반, 국민 무시의 결정”이라며 “주권자인 국민이 안중에도 없고 국민 위에 군림할 생각이 아니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한국당은 국민이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합의 파기는 스스로 공당임을 포기하고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와 염원을 져버린 처사”라며 “국회 존재 이유이자 근원인 예산 심의를 거부하는 건 하책 중 하책”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게 아니라면 스스로 나라에 해가 되는 국회의원이 되는 잘못을 더 이상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며 “한국당이 소수민심만 보고 다수의 고통과 분노를 헤아리지 못하면 국회의원 배지를 반납하는 게 좋겠다고 주장하는 국민도 점점 늘어나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 의원들은 라디오 출연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한국당 비판을 이어갔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당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나 북한 목선 사태를 다루는 국방위원회(만 참석하는) 등 뷔페식당처럼 입맛대로 골라먹는 느낌”이라며 “선별적으로 대정부나 대여공세를 위한 정치적 공세를 위한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국당은 극적으로 합의한 국회 정상화 합의를 두 시간 만에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며 “의안과 점거, 최장기간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지연, 최단기간 여야 합의 파기까지 공당으로써의 책임과 헌법기관으로써의 존재이유마저 내팽겨쳤다”고 비난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나와 “협상이 끝났는데 무슨 재협상을 하나. 그러려면 왜 처음부터 (정상화 합의문에) 서명을 하느냐”며 “한국당이 계속 야구에서 말하는 에러(실책)를 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뷔페식당에 와서 자기 먹고 싶은 것만 접시에 담는 건 국회가 아니다. 국회 전반을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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