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회시민연대, 노년유니온, 신시민운동연합 등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와 정부의 안전법률 제정 및 근본적인 안전대책 요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시민단체들이 최근 발생한 서울 잠원동 건물 붕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사회시민연대와 노년유니온, 신시민운동연합 등 10개 단체는 10일 잠원동 건물 붕괴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건물 철거는 물론 다른 부문의 안전과도 관련된 문제를 예방할 수 있도록 법률을 제·개정해야 하며 정부는 안전 문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017년 1월 서울 종로구 낙원동 숙박업소 철거 현장 붕괴 사고 이후 서울시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또다시 철거 건물이 무너져 참사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감리 담당자가 87세라는데 어떻게 땡볕 현장에서 감리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며 “그동안 감리자 또는 안전 관리자가 현장에 가지 않고 자격증을 대여해주는 관행이 만연해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비밀”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감리 자격은 민간이 아닌 구청과 군청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담당하고 국가가 담당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회와 정부에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담은 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를 향해는 “안전 문제 전반에 관한 근본적 법률을 제정해야 할 것”이라며 “건물 크기 여하를 막론하고 2층 이상 건물은 철거 전 과정에 대해 지자체 소속 안전책임자를 현장에 배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에는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안전 종합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근본 대책을 내놓고 안전 관련 법률 시행령을 강화해야 한다”며 “안전에 대한 최종 책임은 국가가 지는 ‘안전 국가책임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안전사고 재발과 관련해 정부와 지자체에 경고하는 의미로 ‘레드카드’ 퍼포먼스도 펼쳤다.

앞서 이달 4일 오후 2시23분께 신사역 인근에서 철거 중이던 지상 5층, 지하 1층짜리 상가 건물 가림막과 철골조 일부가 무너져 30t의 잔해물이 도로를 덮쳤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한편, 잠원동 건물 붕괴 사고로 숨진 예비신부 유족이 서초구청과 공사 관계자 등 7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 이모(29)씨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9일 업무상 과실치사·치상 등 혐의로 서초구청 담당자 3명을 포함해 건축주, 감리인, 철거업체 관계자 등 모두 7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씨는 예비신랑과 함께 당시 주문한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공사 관련자 등 13명을 조사해 건축주, 감리업체, 철거업체 관계자 등 7명을 입건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