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상명 기자] 일명 ‘달걀파동’으로 한판(30개) 최고 2만 원까지 치솟던 달걀이 이제는 두 판을 사도 1만 원을 넘지 않는다.

살충제 달걀파동으로 아이들 대표 밑반찬 달걀이 사라지면서 김밥에 조차 달걀 지단을 사용하지 않는 김밥집도 등장했었다. 살충제 의심 달걀이 유통이 되지 않으면서 안정이 인증된 달걀만이 시중에 유통되다 보니 달걀 값이 폭등했기 때문이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먹거리 관련 식품 원재료에 사고가 날 때마다 치솟음과 폭락이 반복되니 그 식품과 관련된 상인들이 울상을 짓기도 하고 일반 소비자들은 불안함으로 그 식품을 꺼리기까지 할 정도다.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의 연속에서 말이다.

달걀파동으로 마트에 가도 달걀을 구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달걀 한판이 평소 7천 원 정도였다면 1만 원을 넘어 최고 2만 원을 주어도 못 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트에는 한정 몇 판만을 갖고 있다며 선착순 판매하는데 그것마저도 1인 1판이 원칙이라는 팻말도 나붙었었다.

이토록 귀했던 몸 달걀이 어느 날부터인가 수북이 쌓여가더니 급기야 달걀 값이 폭락하고 말았다. 두 판을 사도 1만 원이 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싸서 못 사 먹고, 없어서 못 먹던 달걀을 지금은 아이들 간식으로 매일 삶아 주기도 하고, 달걀부침, 달걀찜, 달걀말이 등 하루도 빼먹지 않고 밥상에 올리고 있다. 어제도 마트에 가서 달걀 한판 3900원을 보고 두 판을 장바구니에 담았는데도 마트 진열장에는 여전히 달걀들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달걀을 사기 위해 마트 밖까지 줄 서 있던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왜 이제는 달걀을 사가지 않는 걸까. 아이들이 많다며, 집에 어르신이 달걀을 너무 좋아한다며 1인 한정 한 판만을 판다는 한정판매 달걀을 두 판 달라며 실랑이하던 사람들은 왜 이제 달걀을 사가지 않는 걸까. 시중 유통 달걀이 늘어나 사람들이 다 사가고도 달걀이 남아도는 걸까.

신선식품 달걀을 미국산 등 외국산 달걀까지 수입해 유통까지 했던 것이 불과 몇 개월 전인데 이제는 달걀 풍년에도 달걀은 소비되지 않고 있다. 식당에서도 달걀파동 당시에는 늘 서비스로 주던 달걍탕이나 달걀찜을 아예 서비스하지 않거나 따로 돈을 받고 팔더니 이제는 주문하는 사람조차 없거나 서비스가 나와도 남기거나 때로는 먹지 않는 모습들도 연출되고 있다.

희소성의 원칙이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현실이 더 먹고 싶은 심리를 가져왔을 것이다. 그래서 더 찾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풍요롭게 많이 주어졌을 때 사람들은 더는 그것을 찾지 않는다.

어릴 적 학교 도시락을 열면 어머니가 밥 위에 얹어주신 귀한 달걀부침. 밥 한술에 달걀부침을 조금 덜어 먹으면 얼마나 꿀맛인지 모른다. 어머니가 해 주시던 삶은 달걀의 추억을 잊지 못하고 먹거리 많은 요즘에도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삶은 달걀을 해주고 있다. 혹 아이들이 노른자는 퍽퍽하다면서 빼고 흰자만 골라 먹으면 그때 내 어머니가 그랬듯 노른자는 내 입으로 들어간다.

달걀파동에 이어 최근엔 육류파동으로 또 시끄럽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을 휩쓸면서 중국 내 돼지 살처분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돈육 가격이 급등하자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를 싹쓸이하고 있는 것.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글로벌 육류파동도 우려되고 있다.

결국 매번 반복되는 식품파동에도 똑같은 현상은 되풀이되고 있다.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다가 폭락하는 현실 말이다. 금값 벗은 육류 뒤에는 또 어떤 음식이 금으로 치장할 준비를 하고 있을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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