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당 분열시키는 행위, 결코 좌시 않겠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규탄으로 당론이 모이는 듯 했던 바른미래당에 다시 내홍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당권파인 손학규 대표에 대한 퇴진론이 불거진 것과 함께 비당권파인 하태경 최고위원이 했던 ‘정신 퇴락’ 발언에 대해 당윤리위원회가 징계를 논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여부를 분수령으로 두 당권파 간의 격돌이 예상된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손 대표는 18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수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도, 자유한국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이 46%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중간 지대가 크게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손 대표는 비당권파가 추진하고 있는 ‘보수연대’를 의식한 듯 “조국 사태를 문제 삼으며 보수 연합을 꾀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왜곡이다”라며 “이토록 중요한 시기에 당을 분열시키고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했다.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 또한 무당층 증가를 언급하며 “지금 바른미래당 상황은 물이 들어오는데 노로 물은 젓지 않고 서로를 때리기만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임재훈 사무총장도 “4월3일 창원성산 보궐선거 이후 단 일주일이라도 손 대표가 마음껏 일을 했거나 당이 화합해서 함께 해보자는 의기투합이 있었는가”라며 옹호했다.

반면 비당권파는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 10%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고 했던 손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

비당권파인 정병국 의원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손 대표가 취임한 지 155일이 지났고 약속한 추석도 지났다. 하지만 우리 당의 지지율은 의석수 6명인 정의당보다 못한 5%에 머물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정 의원은 18일에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손 대표의 사퇴 약속은 당 구성원, 당원들, 대국민에 대한 것이었는데 지키지 않으니 당 구성원들 대부분이 지금 이대로는 갈 수가 없다하는 것”이라며 “당 구성원들과 여러 방면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비당권파에 이러한 사퇴 요구에 손 대표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이날 비당권파의 사퇴 요구에 대해 묻는 기자에 대해 “원내대책회의에선 원내대책만 논의했으면 좋겠다”면서도 “정 의원은 예전에 제가 개혁적 정치인이라 말한 바 있는데, 최근엔 패거리 정치에 휩쓸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이날 개최하는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회의도 갈등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앞서 하 최고위원은 지난 5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권파에 반발하는 발언을 하던 중 손학규 대표에게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발언해 윤리위원회에 제소됐다.

만일 하 최고위원이 당직 직무정지 이상의 처분을 받을 경우 당 최고위원으로서의 의결권은 사라지게 된다.

이는 지도부 결정에 있어서 당권파에게 유리할 수 있다. 현재 지도부가 당권파 의원 4명과 비당권파 5명으로 꾸려져 있기 때문에 하 최고위원이 직무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4대4로 꾸려지게 되면 당헌당규상 손 대표가 결정권을 가지게 된다.

이에 대해 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등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은 당 윤리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하며 맞서고 있다.

비당권파는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 규정 제11조을 언급하며 “당무위원회의가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당대표에게 위원장의 불신임을 요구한 때에는 당대표는 이에 응해야 한다”며 당 윤리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요구서가 즉시 효력이 발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당권파 측은 불신임 요구서에 대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해 논의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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