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완도에서 영세자영업자 상대로 돈 빌려주고 고액이자 챙겨
피해자들 모여 전남지방경찰청에 고소, 현재 수사 중.."피해자 더 있어"

부실채권과 관련해 금융피해자연대가 과거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전라남도 완도군에서 양식업을 운영하는 장여정(가명, 65)씨는 최근 어려워진 사업 때문에 고민이었다. 주변에 대규모 양식업 사업장이 들어서면서 경쟁력을 잃은 장씨는 사업 확장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그는 결국 카드회사와 대부업체에서 각각 5000만원과 2500만원을 대출받았다. 카드사 연 12%, 대부업체 연 24%라는 금리가 부담스럽긴 했지만, 처음 몇 달 동안은 꾸준히 원리금을 갚아나갔다. 그런데 장씨가 최근 갑자기 몸이 아파 석 달 정도 일을 쉬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수입이 없어 대출금을 연체하게 되자 하루에도 몇 통씩 빚 독촉 전화가 걸려왔다. 이자가 연체됐으니 이제 원금까지 한꺼번에 갚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거듭되는 독촉에 시달리던 장씨는 다른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아 먼저 빌린 돈을 갚고, 얼마 뒤엔 그 돈을 갚기 위해 또 다른 곳에서 대출했다. 몇 차례 ‘돌려막기’를 하자 빚은 순식간에 늘어났다.

장씨는 신용등급이 떨어져 더 이상 대출을 할 수 없게 되자 같은 지역에서 양식업을 운영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는 이모(57, 가명)씨를 통해 매일 돈을 갚아나가는 ‘일수’에까지 손을 댔다.

‘잘 갚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계획과 달리 장씨는 돈을 상환하지 못했다. 이씨의 독촉은 악랄했다. 집에 찾아와 욕설은 물론 폭행을 가했다.

이씨는 몇일 씩 장씨 집에 머물면서 ‘돈을 갚으라’고 협박했다. 일방적으로 차용증의 내용을 수정했다. 정당한 법적 절차를 취하지 않고 온갖 협박, 공갈을 일삼으면서 이자 액수를 늘려 나갔다.

결국 장씨는 빚 독촉에 시달리다 지난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씨와 같은 피해를 입은 전남 완도군의 영세양식업자들은 이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이씨가 불법으로 대부업체를 운영했으며, 고액의 이자를 받아갔다”면서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전남지방경찰청은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접수, 무등록 대부업과 불법이자에 대해 이씨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피해 사례가 있는 것은 확인했고, 더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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