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법인, 한국콜마 핵심기술 빼낸 혐의 기소..도덕성 흠집에 신뢰도 추락
“사실이라면 정말 파렴치한 기업” 비난 여론 증폭..향후 사업 제동 우려도

[공공뉴스=이상명 기자] 최근 화장품 사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신세계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운 모양새다. 

그룹 계열사인 화장품 제조업체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이하 신세계인터코스) 법인과 직원들이 중견 화장품 제조업체의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까닭.  

특히 문제를 일으킨 직원이 2017년 신세계인터코스 대표이사 내정자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은 후 기술유출이 더 공공연하게 행해졌다는 검찰 판단을 두고 일각에서는 회사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신세계인터코스 측은 직원의 이 같은 일탈을 몰랐으며 회사의 조직적 개입도 없었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그러나 국내 굴지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그룹 내부에서 벌어진 범죄라는 점에서 비난 여론은 확산되고 있는 형국.

더욱이 신세계인터코스를 둘러싼 기술유출 잡음은 모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신세계인터)에게도 악재로 작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화장품 사업에 공격적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신세계인터는 신세계인터코스를 설립해 화장품 제조 사업에도 진출했으나, 시너지는커녕 도덕성에 흠집을 내면서 향후 사업 행보에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사진=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홈페이지 캡쳐>

◆신세계인터코스 법인·직원, 한국콜마 기술 빼낸 혐의 재판行

20일 수원지방검찰청 산업기술범죄수사부(고필형 부장검사)에 따르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신세계코스 직원 2명과 법인을 지난 19일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직원들은 국내 1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인 중견기업 한국콜마의 전 직원.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한국콜마의 자외선차단제, 마스크 등 핵심 화장품 제조기술을 빼돌리고, 이후 신세계인터코스로 이직해 해당 기술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초까지 한국콜마에서 근무하다가 신세계인터코스로 직장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7년 10월 신세계인터코스 대표이사 내정자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고 난 후 이들의 기술유출이 더 공공연하게 행해졌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양벌규정에 따라 신세계인터코스 법인도 기소 대상에 함께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A씨 등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한국콜마로부터 빼돌린 기술이 영업 비밀에 해당하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신세계인터코스 측은 A씨 등의 기술 유출 혐의를 몰랐다는 입장. 회사의 조직적 개입이 없었기 때문에 혐의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측의 이 같은 억울함 토로에도 일부 누리꾼들은 따가운 시선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일부 누리꾼들은 신세계인터코스 측의 기술 유출 혐의와 관련해 “회사가 그럼 조직적으로 시켰다고 하겠나” “신세계 대기업이 이러면 안 된다” “사실이라면 정말 파렴치한 기업” “공정한 사회가 되려면 중소기업 죽이는 기술편취, 도둑질은 본보기로 엄단해야 한다” 등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직원들의 기술유출 혐의와 관련해 누리꾼들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네이버 뉴스 캡쳐>

◆모회사 신세계인터, ‘훨훨 나는’ 화장품 사업 제동걸리나

한편, 신세계인터코스는 2014년 설립됐으며, 신세계인터와 이탈리아 유명 화장품 ODM 업체인 인터코스가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신세계인터코스의 모회사인 신세계인터는 매출면에 있어 최근 신세계그룹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상황. 

신세계가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이런 성장세에 있어 신세계인터의 화장품 사업이 효자로 꼽히고 있다.

신세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3854억원을 기록,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수치.

이 기간 신세계인터의 매출액은 3599억원,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 66% 올랐다. 신세계인터 화장품 사업 매출(915억원)과 영업이익(180억원)은 3분기 전사 영업이익의 94% 가량을 차지한다. 

신세계인터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디비치, 그리고 신세계인터코스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토털 뷰티 기업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상태.

이에 따라 향후 코스메틱 부문을 더욱 확장할 전망. 특히 화장품 제조 자회사인 신세계인터코스를 활용해 자체생산을 확대함으로써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 시장에서는 경쟁력과 실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인터코스 직원 비리 혐의로 커지는 여론 공분은 물론, 기업 이미지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서 나아가 신세계인터의 상승세에도 제동을 걸 가능성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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