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간 비공개 대화 속 단식 중단 권유..“기력 많이 떨어져 말도 잘 못해”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소속 유승민 의원이 26일 일주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국회에서 저지하자며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유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 황 대표의 단식농성 텐트를 찾았다. 유 의원은 같은 변혁 소속인 지상욱 의원과 동행했으며 지 의원과 함께 텐트에 들어가 황 대표와 3분가량 대화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26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7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방문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 대표와 3분간의 비공개 대화를 마친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다”며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단식을 중단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선거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막아내야 하는 것이니 국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황 대표가 건강을 너무 해치시는 것 같다는 걱정을 했다”며 “(황 대표가) 거의 말씀을 잘 못 하시고 마스크를 벗고 말씀하시려 하는 것을 (내가) 벗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유 의원은 이달 초 변혁 대표로서 황 대표가 보수 대통합을 선언했을 때 이에 화답한 바 있다. 다만 유 의원은 ‘보수통합에 대해 대화를 나눴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정부는 22일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정지를 발표하며 조건부 연장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이제 산 하나를 넘어섰다”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는 전날(25일) 황 대표를 찾아 공수처 설치법을 여당에 내주고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을 막아내는 선에서 타협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단식 장소를 찾은 홍 전 대표는 황 대표를 만나 “겨울이기 때문에 여름이나 봄·가을에 단식하는 것보다 몇 배로 더 힘들 것”이라며 “더 이상 단식하긴 좀 무리지 않느냐”고 만류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그는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공수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더불어민주당과 협의해서 통과시켜주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민의에 반하는 제도”라며 “만약 그것까지 강행 처리하면 우리는 총선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민주당이 원하는 것은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이라며 “민주당이 그것 때문에 6석밖에 안 되는 정의당의 인질이 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도 정당이 34개가 등록돼 있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면) 한 20개가 더 나올 거다. 국회에 누구나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선거법 개정을 강행 처리한다면 문 대통령은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인) 차베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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