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숙 칼럼] 신년기획칼럼 ① 세대갈등, 정말 심각한 것인가
[박신숙 칼럼] 신년기획칼럼 ① 세대갈등, 정말 심각한 것인가
- '계층·젠더·이념·세대갈등' 우리 사회 '新 4대 갈등'으로 급 부상
  • 박신숙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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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박신숙 칼럼니스트] # 오늘날 한국 사회는 다양한 갈등을 토해 내고 있다.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갈등 수준이 ‘심하다’고 평가하는 의견은 80%에 달했다. 한국 성인 10명 중 8명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심각한 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향후 한국사회에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갈등으로 보고된 2018년 한 여론조사에서는 계층갈등(32.2%)과 젠더갈등(19.1%)이 그동안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갈등 요소로 기능했던 이념갈등(18.9%)과 지역갈등(3.1%)을 제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언론에 자주 언급된 세대갈등도 8.7%로 녹록지 않은 갈등 지점으로 나타났다. 이에 우리 사회가 당면한 세대, 이념, 젠더, 계층 간 다양한 갈등의 프리즘을 통해 갈등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그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지 새해 화두를 던져보고자 한다.

#1 주요 사회갈등으로 급부상 한 ‘세대갈등’ 

세대갈등 관련된 연구(2016)에 의하면 ‘고령자와 젊은이 간의 갈등’은 62.2%로, 2014년 56.2%에 비해 6% 증가 추세로, 10년 후 고령자와 젊은이 간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응답자는 약 50%에 달했다. 이는 세대갈등이 향후 주요한 사회갈등 유형으로 부상함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세대갈등의 원인은 첫째 시대적 변화다. 급속한 산업발전과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압축성장의 부작용이 야기되고, 이에 각기 다른 코호트 별 경험들이 충돌하면서 갈등을 초래하게 되었다.

둘째 과학기술의 발전이다. 계층 간 정보 및 기술의 비대칭이 줄어들면서 개인화, 탈권위화 현상이 초래되면서 유발되는 갈등이다.

셋째 인구구조의 변화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은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역피라미드형의 인구구조를 형성하여 세대갈등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점을 들 수 있다.

세대갈등은 동서고금부터 있어 온 인류역사의 극히 보편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유적지에서 젊은 세대를 비판하는 내용이 발견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조국 전 장관 사퇴를 두고 서울 시내 같은 장소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세대 간의 갈등은 우리 사회에 확산되어 가는 세대 집단의 분절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2010년 이후 세대갈등의 양상은 점차 세대 간 자원의 분배 경쟁을 논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주된 중심축으로 연금과 일자리, 복지 배분 등 사회 자원을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오늘날 최악의 취업난과 저출산·고령화라는 사회구조 속에 그 골은 더 깊고 넓게 파이는 양상이다. 서둘러 세대 간 이해와 연대를 이끌어내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극심한 혼란에 맞닥뜨릴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세대 간 자원의 분배 경쟁이 지나친 정치적 의도로 기획·설정되었다고 비판하는 학자도 있다. 세대 담론이 상업적 기획목적으로 과잉 생산되면서 소비 트렌드를 부추기는 마케팅 전략으로 과도하게 소비된다는 지적도 있다.

언론보도 또한 가공 포장된 기획 보도로 인해 세대의 부침도 만만치 않다. 이는 갈등의 해소보다는 오히려 불을 지피는 자극적 보도에 집중하는 언론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아직은 한국사회의 갈등 총량에 있어서 세대갈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단지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는 세대논쟁이 실제 유발된 갈등의 비중보다 과장되고 강도 높게 논의된다는 점이다.

즉, 경험적·학문적 분석보다는 언론 기획기사나 정치 현장에서 세대갈등이 더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세대갈등은 국민들이 실제적으로 인식하는 갈등의 정도보다 크게 간주되고 있다.

물론 세대는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2002년 권력이동의 주체로, 386세대처럼 시대정신의 표상으로도, 때로는 문화 견인의 기축으로 각인되기도 한다.

이러한 연유로 ‘세대게임’의 플레이어들이 애정하는 전략적 도구로 전락(?)한 탓에 세대담론은 우리 사회에서 강력한 내파력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세대갈등은 단순히 세대 내 혹은 세대 간의 갈등만을 분출하는 것이 아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저성장 및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 불평등과 맞물려 계급적, 이념적, 의미가 중첩되어 사회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중층화되어 나타난다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청년층의 저임금과 비정규직 양산과 같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불만이 세대갈등으로 비화 내지는 확대되는 것은 그 본질에 비켜나 있다.

그 본질은 신자유주의식 경쟁 체제하에 저성장경제로 진입한 구조적인 부분이 있다. 따라서 젊은이들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보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다.

지난 학기에 필자가 사회갈등을 주제로 강의했던 시민강좌에서 수강생이었던 대부분의 시민들은 세대갈등에 대해 심각한 수준으로까지 인식하지 않았던 것을 미루어본다면 어쩌면 우리는 게임 플레이어들의 손에 쥔 카드 패에 지나친 훈수를 두는 패착을 하지 않나 싶다.

박신숙 교수

 

정치사회연구소-갈등관리와 대안모색을 위한- 소장

전 인천대학교 교육대학원 외래교수

 

박신숙 칼럼니스트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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