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임대·신혼부부 행복주택·민간분양 등 1200호 공급
2023년 입주 목표..활력 넘치는 서남권 중심지로 도약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50년간 방치된 서울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이 1200호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로 재개발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영등포구는 20일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영등포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영등포 쪽방촌 정비’를 위한 MOU를 체결, 무료급식·진료 등을 통해 쪽방주민을 지원하고 있는 민간단체도 참여한다.

토지이용구상(안) <자료=국토교통부>
토지이용구상(안) <자료=국토교통부>

영등포 쪽방촌은 1970년대 집창촌, 여인숙 등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밀려난 도시 빈곤층이 대거 몰리면서 최저 주거 기준에도 못 미치는 노후불량 주거지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는 현재 360여명이 거주 중이며, 평균 22만원의 임대료를 내고도 단열, 단음, 난방 등이 취약한 상태. 위생상태도 매우 열악하다. 

무료급식소, 무료진료소 등에서 쪽방 주민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화재, 범죄 등의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으며 알코올 중독, 우울증과 같은 질병으로 인한 자살이나 고독사가 발생하고 있다.

쪽방 문제 해결을 위해 리모델링 사업 등이 추진됐으나, 워낙 노후돼 효과가 미미하고 쪽방 개량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기존 주민이 쫓겨나고 그 빈자리에 새로운 쪽방주민이 유입되는 등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토지주를 중심으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2015년 추진했지만 쪽방주민 이주대책 등이 부족해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이에 영등포구청은 쪽방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쪽방촌 정비를 국토부에 건의했고, 국토부·서울시·영등포구·LH·SH는 TF를 구성해 ‘쪽방촌 정비 계획’을 구체화 했다. 

영등포 쪽방촌 정비는 공공주택사업으로 추진하며, 영등포구·LH·SH가 공동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 

쪽방은 철거하고 쪽방 일대 총 1만㎡에 쪽방주민들이 재입주하는 공공임대주택과 분양주택 등 총 1200호의 주택을 공급한다.

사업구역은 2개 블록으로, 복합시설1에는 쪽방주민들을 위한 영구임대주택 370호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을 위한 행복주택 220호를, 복합시설2에는 분양주택 등 600호를 공급한다.

영구임대단지에는 쪽방 주민들의 자활·취업 등을 지원하는 종합복지센터를 도입하고, 그간 주민들을 위해 무료급식․진료 등을 제공한 돌봄시설도 재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돌봄시설에서는 쪽방 주민 뿐 아니라 인근 거리 노숙인을 위한 자활·상담, 무료급식·진료 등의 기능도 겸하고 있어, 이번 사업으로 인하여 노숙인 보호·지원(상담, 일자리지원, 위생서비스 등)등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행복주택단지에는민과 지역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국공립 유치원, 도서관, 주민카페 등 편의시설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사업기간 중에도 쪽방주민과 돌봄 시설이 지구 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先이주 善순환‘ 방식을 적용한다.

지구 내 우측에 先이주단지(기존건물 리모델링 등)를 조성, 사업 기간 중에 쪽방 주민이 임시 거주하고 공공주택이 건설되면 돌봄시설과 함께 영구임대주택으로 함께 이주한다.

영구임대주택 입주가 완료되면 先이주단지를 철거하고 나머지 택지를 조성해 민간에 분양한다.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 조감도 <자료=국토교통부>

국토부는 “지구 내 편입되는 토지 소유자에게는 현 토지용도(상업지역), 거래사례 등을 고려해 정당보상 할 것”이라며 “영업활동을 하는 분들께는 영업보상, (임대)주택단지 내 상가 등을 통해 영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등포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은 주민의견 수렴 등 관련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에 지구를 지정한다. 2021년 지구계획 및 보상, 2023년 입주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쪽방 주민들이 기존 쪽방보다 2~3배 넓고 쾌적한 공간을 현재의 2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낙후돼 있던 쪽방촌을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영등포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영중로 노점정비, 대선제분 복합문화공간 조성, 영등포 로터리 고가 철거, 신안산선 연계 등과 함께 영등포구가 활력 넘치는 서남권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서울 도심 내 역세권에 젊은 세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청년층의 주거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토부는 영등포를 포함한 전국 10개의 쪽방촌에 대해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 방식을 적용, 단계적으로 정비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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