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상명 기자] 최근 현역 부사관이 휴가를 이용해 해외로 출국해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와 세간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군다나 그는 귀국 후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육군에 계속 근무를 희망해 조기 전역을 검토 중이던 군조차 당황스러움을 금치 못한다는 소식이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는 자신의 성별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여성으로 전환한 그에게 전역을 강요할 명분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정체성일러스트이상명
<일러스트=이상명 기자/공공뉴스 DB>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군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 이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될 주제가 아닐 수 없다.

모 남자연예인이 커밍아웃을 선택,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기 전까지 우리 사회에 이와 관련한 논란이 이토록 불붙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솔직함이 장점일 수도 있지만 그 연예인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대중에게 알린 순간부터 대역 죄인이 된 마냥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몇 년 전부터 다시 활발한 방송활동을 시작한 그는 자신의 숨겨왔던 진실을 고백한 순간부터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찾아주는 방송도 없었고 정신적으로도 어려운 시간이었다고.

왜 우리 사회는 이토록 나와 다른 이를 배척하는 분위기에서 살아가야 할까. 조금이라도 무리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그들만의 기득권처럼 바로 보이지 않는 철조망을 쳐버린다.

이 때문에 솔직함을 선택한 이들은 다시 세상 밖으로 숨어버리게 되는 것이다.다수의 힘은 소수가 아무리 옳고 진실하다해도 자신들의 커다란 목소리로 소수를 제압해 버리기 일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님이 주신 ‘성(性)’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남자는 군대를 가고 결혼을 해 아이를 낳아 아빠가 되는 반면 여자는 특정 군을 자진해서 선택하지 않는 한 입영대상도 아니며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면 엄마가 된다.

그러나 부모님이 주신 ‘성’과 자신이 맞딱뜨린 ‘성’이 다름을 알았을 경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곰곰히 생각해 봤다. 만약 부모님이 내게 여성을 주셨지만 내가 느끼는 나는 남자라면? 선뜻 세상을 향해 나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고 말 할 용기가 생기지 않을 것 같다.

그동안 동성으로 지내온 친구들과의 관계, 언니 오빠라고 불러왔던 형제들과의 관계, 사회적 편견, 법적인 복잡한 절차들을 생각하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함을 선택한 용기있는 그들에게 과연 돌을 던질 수 있을까.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현역 부사관의 어릴 적 꿈은 군인이였다고 전해진다.

그 꿈을 이뤄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자랑스럽게 복무 중인 그가 단지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그 꿈을 빼앗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육군에서는 규정을 둬 두 고환을 상실한 자는 심신미약으로 분류해 전역대상에 포함시킨다.

그러나 부사관은 사지 멀쩡하고 건강한 이 나라의 여성이 됐고 당사자 또한 군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물론, 여군들 입장에선 한 공간에 생활한다는 것에 불편한 시선이 흘러나올 수 밖에 없는 노릇일 터.

일부 외국에서는 치마와 바지로 나뉜 교복조차 자신의 성정체성에 맞게 입을 수 있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

이제 우리도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배척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그들을 받아들일 때가 온 것은 아닐까.

다만, 아직까지도 여전히 성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말하는 이도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받아들이는 이 또한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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