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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진단
[공공진단] 혼란만 가중시킨 여당의 ‘입’
홍익표 ‘TK 봉쇄’ 발언 논란에 들끓는 민심..해명 나선 정부·여당
강현우 기자 (114@00news.co.kr)  2020. 02. 25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나온 ‘대구·경북(TK) 봉쇄조치’ 발언을 두고 정치권과 지역 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에 대해 ‘최대한의 봉쇄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가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까닭.

대구·경북지역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자 민주당은 뒤늦게 “방역망을 촘촘히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에 나섰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해당 지역 민심은 크게 악화되고 있는 실정.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을 생각하면 ‘봉쇄’라는 단어를 쓴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사진=뉴시스>

민주당, 정부, 청와대는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고위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 상황, 마스크 수급 안정 및 경제피해 대책, 다중 집회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고위당정청 협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대구·경북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조치를 넘는 최대한의 봉쇄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봉쇄정책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대한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일정 정도 행정력 활용을 검토 중”이라며 “국무회의를 통해 자세한 내용이 의결되면 정부가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 지역민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최대한의 봉쇄 조치’ 의미 해석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대구·경북 지역민은 물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봉쇄정책 시행은) 방역망을 촘촘히 해 코로나19 확산 및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의미한다”며 “지역 출입 자체를 봉쇄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홍 수석대변인도 추가 브리핑을 통해 “봉쇄와 완화는 방역 전문용어”라며 “일반적인 ‘지역 봉쇄’의 의미가 아니다. 중국 우한 봉쇄를 연상하듯, 대구·경북을 고립하는 것처럼 기사가 나가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역 봉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며 정부·여당은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차단과 주민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즉각 논란 확산 차단에 나섰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문 대통령은 당정청의 ‘최대한의 봉쇄조치’ 표현이 지역적 봉쇄를 말하는 것이 아닌 코로나19의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뜻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역시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우한시와 같이 지역자체를 봉쇄한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1총괄조정관은 “방역용어로서 봉쇄 전략과 완화 전략이라는 게 있다”며 “봉쇄전략은 발생의 초기 단계에서 추가적인 확산을 차단하는 장치로 입국을 차단하고 접촉자를 빨리 찾아내서 추가적인 확산을 방지한다든지 해서 추가적인 확산을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와 문 대통령까지 나서 수습에 나섰지만 야권을 비롯해 여론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대구 봉쇄’라는 단어를 꺼낸 것이 우한 봉쇄처럼 대구시를 차단하겠다는 것인가.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정부가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으로 대구 시민에게 큰 상처를 준 것도 모자라 ‘대구 봉쇄’라는 말까지 썼다”고 지적했다.

이만희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대구·경북 주민들이 우한 코로나를 옮기는 것처럼 대구·경북에 대한 혐오감까지 불러일으키는 봉쇄를 운운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같은 당 전희경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출입자체의 금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서둘러 해명했지만 이미 대구경북민의 마음은 무너졌다”며 “제대로 대책 마련도 못하는 당정청이 일말의 조심성과 배려심도 없는 절망적 형국”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나왔다.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하는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해받을 ‘봉쇄조치’ 발언, 배려 없는 언행을 일체 삼가해달라”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고위당정청회의에서 ‘봉쇄조치’라는 표현이 사용돼 불필요한 논란이 일었다”며 “급하게 해명하기는 했지만 왜 이런 배려 없는 언행이 계속되는지 비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발언의 취지야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는 뜻이겠지만 그것을 접하는 대구경북 시민들의 마음에는 또 하나의 비수가 꽂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정청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심정을 헤아려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마음의 상처를 안겨 줄 수 있는 어떠한 언행도 일체 삼가해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집권여당 수석대변인의 부주의한 브리핑이 사회적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모두가 민감한 이때 더욱 세심하게 민심에 접근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대구를 전격 방문했다. 이는 대구·경북 주민들의 불안감을 달래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과연 정부의 진의를 받아들이고 노여움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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