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해동 회장은 ‘적자 배당’, 회사는 ‘무개념 마케팅’ 눈치 보기..뿔난 국민 불매운동 우려
에탄올 함유 손 청결제에 십자가 문양 넣어 판매해 소비자 우롱..로드샵 부활도 삐끗?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1세대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의 불편한 ‘꼼수 마케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손 소독제 등 예방 물품의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기획전 상품을 판매하며 소비자로 하여금 ‘일반 화장품’을 ‘의약외품’ 인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었다는 빈축을 산 것.

특히 이슈가 확대되자 토니모리는 해당 기획전을 중단하고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그러나 국가적 재난 사태라는 비상 상황을 틈 타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의 목소리는 여전한 분위기다.

그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던 토니모리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흑자에 성공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상황이지만, 뿔난 국민들의 불매운동도 우려돼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코로나19 공포 상술로 이용해 ‘빈축’..논란 일자 기획전 돌연 중단

2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최근 ‘우리가족 건강 함께 지켜요!’라는 기획전을 진행하고 KF94 마스크(10매)와 닥터오킴스 젠틀덤 핸드겔(300㎖) 세트상품, 대용량 알로에 촉촉 핸드겔 등을 판매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보건용 마스크와 손 소독제 품절 대란이 빚어지면서 토니모리의 ‘마스크&핸드겔’ 세트상품은 빠르게 완판됐다.

문제는 토니모리가 기획전에 내놓은 핸드겔 제품은 일반 화장품이지만 마치 소독·살균 효과가 있는 의약외품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점.

토니모리의 알로에 촉촉 핸드겔과 이 회사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인 닥터오킴스의 젠틀덤 핸드겔은 모두 에탄올 62%를 함유하고 있는 ‘손 청결제’다.

제품 상세 설명을 살펴보면 ‘손을 깨끗이 씻고 건조시킨 후, 적당량을 취해 발라줍니다’라고 적혀 있다. 즉, 손을 씻지 못해 사용하는 손 소독제가 아닌 보습 효과 등 손 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설명.

하지만 토니모리는 알코올이 함유된 일반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의약외품인 것처럼 십자가 문양을 넣는 등 행태로 소비자들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토니모리가 코로나19 확산 공포를 상술로 이용했다는 볼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공공뉴스> 확인 결과, 현재 홈페이지에서 ‘우리가족 건강 함께 지켜요!’ 기획전은 사라진 상태.

결국 토니모리가 이번 꼼수 마케팅의 잘못을 인정하고 기획전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 무게가 쏠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과 한마디 없이 기획전만 중단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는 뻔뻔한 행보는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는 형국.

급기야 토니모리의 무개념 마케팅에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움직임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본지는 회사 측의 입장 등을 듣기 위해 토니모리 홍보팀 관계자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토니모리 홍보대행사와는 연락이 닿았지만 이 내용과 관련해서는 본사의 설명을 들어봐야 한다는 입장. 하지만 홍보대행사 역시 본사와 지금까지도 여전히 연락 두절 상황이다.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우리(홍보대행사)도 현재 본사 측과 연락이 되질 않고 있다”며 연락이 되는대로 <공공뉴스>에 회신을 주기로 했지만 이틀 동안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토니모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최근 온라인 공식몰 토니스트리트에서 ‘우리가족 건강 함께 지켜요!’ 기획전을 진행, 마스크와 핸드겔 제품을 판매했다. <사진=토니스트리트 캡쳐>
토니모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최근 온라인 공식몰 토니스트리트에서 ‘우리가족 건강 함께 지켜요!’ 기획전을 진행, 마스크와 핸드겔 제품을 판매했다. <사진=토니스트리트 캡쳐>

◆꼼수 회사 뒤에 ‘꼼수 회장님’ 있다?..배해동, 로드샵 부활 이끌까

한편, 토니모리는 지난해 4분기 매출 433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0.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것.

토니모리의 수익성 개선에는 중국 사업 구조조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 지난해 매당 위주의 중국 사업을 온라인 쇼핑몰 중심으로 개편했다.

또한 국내 사업 부문의 비용 절감과 고수익 제품 판매 활성화도 주효했다는 판단이다.

특히 토니모리 측은 “4분기부터 손익이 개선되고 매출 구조를 개편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역시 해외 채널 및 신규 브랜드의 매출 성장 등으로 전망이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매출 부진을 타개하고자 최근 출시한 알로에 촉촉 핸드겔 제품 판매 과정에서 잡음이 일면서 토니모리 앞날에 ‘꽃길’이 펼쳐질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의 경영 마인드에도 의문부호를 달고 있는 모양새.

토니모리는 최근 2년 연속 실적 부진에 빠졌음에도 지난해 2월 주식 배당 폭을 확대했다는 내용을 공시했는데, 배 회장 등 오너일가가 토니모리 주식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논란이 된 바 있다.

2017년 적자 전환한 뒤 2018년 적자폭이 더 확대되면서 실적 부진이 심각해졌지만 배당금은 주당 50원에 2배 증가한 100원으로 책정한 것. 배당금 총액은 17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11억원을 오너가가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

배 회장이 회사 적자에도 배당 잔치를 하고 있다는 논란의 파장이 커지자 토니모리는 이후 ‘현금·현물배당결정’ 내용을 정정했다.

최대주주는 배당금이 없다는 내용으로 공시 내용을 변경했다. 다만 특수관계인은 제외된다는 조항을 담아 배 회장의 부인과 자녀 등 오너가는 약 6억6647만원의 배당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토니모리의 공시 정정을 두고 당시 업계에서는 배 회장이 논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회사 적자에도 경영 정상화에 힘쓰기는커녕 배당을 확대했던 점이나, 코로나19 사태를 악용해 돈 벌이에 나선 상황은 모두 위기의식 없이 제 곳간 채우기만 급급한 듯한 배 회장의 마인드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 

소란이 커지자 슬그머니 배당안을 수정하거나 기획전을 중단하는 것 역시 꼼수 회장과 꼼수 회사 사이 ‘평행이론’을 이루는 듯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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