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에 적극적 주주권 행사 촉구..노후자산 수탁자 책임 강조
한진그룹 등 문제기업에 독립적 이사 추천 등 주주제안 진행 요구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이 국민연금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촉구했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운영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투자회사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시켜 투자자산 가치를 증대시켜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이 같은 노력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진그룹 등 총수일가가 막대한 손해를 끼친 재벌기업에 대해서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해 독립적 이사 추천 등 주주제안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금소연은 18일 최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을 언급하며 “지난 1년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충실한 수탁자로서의 의무를 방기한 것 아닌지 의문이다”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한진그룹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는 한진칼의 주식을 2.9% 소유하고 있다. 

금소연은 “(국민연금이)지난해 3월 한진칼에 ‘횡령·배임 이사의 직위 상실’을 내용으로 하는 주주제안을 했으나 실효성이 없었고, 이후 한진칼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수탁자 책임활동을 진행했어야 마땅하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소연은 한진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사회 개혁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급선무로 꼽으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그룹은 총수 일가의 기업가치 훼손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투성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경영에서 손을 떼고, 독립적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한진칼에 이사회 구성 및 자격없는 이사 해임 등 경영 계획에 대한 공개적 서한 발송 및 질의 등을 진행하고, 주주로서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 독립적 이사 선임 등을 제안해야 한다는 게 금소연의 입장. 

금소연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관련한 작금의 갈등은 국민연금의 2019년 한 해 수탁자 책임활동 진행 여부 및 내용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면서 “지난해 3월 한진칼에 대한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진행하고, 조양호 전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뒤 국민연금이 어떠한 주주 활동을 전개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횡령·배임, 사익편취 등 혐의로 국가기관의 1차 판단을 받은 기업들에 대한 주주활동을 진행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주주제안을 진행한 한진칼은 지배구조 개선은커녕 내홍에 휩싸인 상황. 때문에 금소연은 사실상 국민연금이 수탁자 책임활동을 방치한 것은 아닌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1월29일 가입자 단체가 추천한 민간 전문가를 상근 전문위원으로 위촉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시행령이 시행됨으로써, 주주권 행사 관련 사항을 논의해야 할 현행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 삼았다. 

띠라서 금소연은 “이제라도 국민연금이 직접 나서 문제기업에 대한 정관변경 및 독립적 이사추천 주주제안, 주주대표소송·손해배상소송 등 적극적 주주활동을 수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금소연은 한진그룹 뿐만 아니라 총수일가가 막대한 손해를 끼친 재벌회사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은 국민 노후자산의 충실한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금소연은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그동안 부실했던 주주활동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회사 등에 손해를 입히거나 횡령·배임·사익편취 등을 자행한 이사들에 대한 해임, 횡령·배임·사익편취 등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이사의 자격 제한 정관 변경, 독립적 이사 추천 등의 주주제안을 진행할 것을 의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에게는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금소연은 “총수일가가 회사를 개인 소유물처럼 쥐락펴락하며 경영에 개입하고 회사 이익을 착취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구시대적 꼼수와 불·편법이 아닌 21세기에 걸맞은 투명한 경영문화 정착돼야 비로소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짐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형구 금소연 금융국장은 “ 일부 그룹 총수 일가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고려할 때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 등을 통하지 않고서는 심각한 위기를 맞은 한진그룹의 경영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는 불가능하니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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