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홍 “유권자 모독”, 정청래 “청년폄하” 맹비난..김종인 “당 입장 아냐” 해명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잇단 설화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황교안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을 비롯해 정승연 인천 연수갑 후보의 ‘인천 촌구석’ 발언, 통합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 진행자의 ‘문재인 대통령 교도소 무상급식’ 발언에 이어 이번에는 ‘세대비하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이는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김대호 통합당 후보가 ‘30대와 40대는 논리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다.

김대호 미래통합당 관악갑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관악을 오신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격려방문한 가운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후보는 6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통합당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60대와 70대, 깨어있는 50대 민주화 세력들의 문제의식은 논리가 있다”며 “하지만 30대 중반에서 40대의 (주장은) 논리가 아니다. 그냥 막연한 정서이며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분들이 대한민국이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했는지에 대한 구조와 원인, 동력을 모른다”면서 “기존 시장의 발전 동력을 무참히 파괴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지역을 돌아다니다보면 60·70대의 반응은 대단히 뜨겁고 위기감이 있다”며 “반면 30대 중반에서 40대는 차갑다. 심지어 (통합당에) 경멸과 혐오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60·70대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어떻게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알고 있는데 30대 중반부터 40대는 그런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태어나보니 살만한 나라가 됐고 이분들의 기준은 유럽이나 미국쯤 되는 것 같다”며  “왜 대한민국은 이것밖에 안 되나, 보수수구 기득권 등등 이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관악구는 20·30대가 40%에 달하는 등 젊은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라며 “유권자분들에 대한 모독을 중단하시기 바란다”고 성토했다.

유 후보는 “김 후보는 일전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똘X’라는 막말을 한 바 있다”며 “이제 통합당의 막말 DNA가 국민들까지 향한다. 정치의 수준이 이렇게까지 떨어질 수 있는 것인지 참담하다”고 힐난했다.

정청래 민주당 마포을 후보도 “청년폄하 망언”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사자가 석고대죄함은 물론 황 대표 사퇴각”이라며 “통합당의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한 논란이 일자 김종인 통합당 공동총괄선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개인이 한마디 한 것을 당의 입장처럼 보도하는 건 삼가줬으면 좋겠다”며 “관악갑에 출마하는 사람이 30대, 40대를 얘기한 건 그 사람 성격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30·40대가 우리나라의 중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비교적 냉정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본다”며 “30·40대가 특히 서울에서 한국 정치의 변화를 가져오는 투표 행위를 할 거라는 데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현재 김 후보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후보는 ‘세대비하’ 논란에 휩싸이자 사과했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려 깊지 못한 제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드려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적었다.

그는 “오늘 제 발언의 진의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느낀 30대 중반부터 40대 분들의 통합당에 대한 냉랭함을 당의 성찰과 혁신의 채찍이요, 그 문제의식을 대한민국의 발전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깊이 혜량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진의 여부를 떠나 제가 부족하고 과문한 탓”이라며 “제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받은 국민과 30~40대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또 분초를 다투고 각지에서 최선을 다하는 통합당 후보들께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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