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재직 시절 남북고위급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평양 3차례 방문해 김일성과 면담

정원식 전 국무총리. <사진=뉴시스><br>
정원식 전 국무총리.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노태우 정부 시절 국무총리로 재직하며 남북기본합의서 협상을 이끌었던 정원식 전 총리가 12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정 전 총리는 신부전증으로 3개월여 전부터 투병하던 중 이날 오전 10시께 사망했다.

1928년 황해남도 재령군에서 태어난 정 전 총리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로 지내다가 노태우 정부에서 1988년 문교부(현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정 전 총리는 1990년 12월까지 문교부 장관으로 2년간 재임하면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고인은 전교조 교사 1400여명을 해임했다. 그는 전교조 교사들이 스스로를 노동자로 전락시켜 교권을 추락시켰다며 전교조 가입 해직교사들에 대한 복직 요청을 거부했다.

그 여파로 국무총리 서리에 임명됐을 때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마지막 강의를 하던 중 학생들로부터 계란과 밀가루 세례를 받았다. 학생 운동권들은 전교조를 불법화하고 전교조 인사들의 구속과 불이익 조치를 취한 데 대해 반발한 것이다.

정 전 총리는 1992년까지 총리로 재임하며 3차례 평양을 다녀왔다. 남북고위급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로 북한 평양시를 방문해 김일성과 면담, 그 결과 남북기본합의서가 체결됐다. 

1992년 10월 총리직에서 물러난 정 전 총리는 민주자유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돼 1993년 제14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1995년에는 보수 진영을 대표해 민선 1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조순 전 경제부총리에게 큰 표 차이로 지며 짧은 정치역정을 마감했다.

이후 정 전 총리는 대한적십자사 총재, 한국카운슬러협회 회장, 한국교육학회 회장, 서울대 명예교수, 2002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조직위원회 조직위원 등을 역임했다.

정 전 총리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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