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4말5초 사회적 거리두기 최대 고비→‘방심은 금물’ 방역당국 충고 새겨야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최장 6일간의 황금연휴를 앞두고 일부 항공과 철도편이 매진되는 등 국내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감염병 사태 속 이번 연휴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30대 직장인 A씨도 친구들의 성화에 못 이겨 약속을 잡았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친구들이 동해바다 여행을 제안한 것. 하지만 A씨는 썩 불안한 눈치다. 계속 확진자가 한 자리 수를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아직까지 전국 곳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종식된 게 아닌데, 마치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것처럼 긴장을 푼 친구들의 모습에 만류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부처님오신날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많은 시민들이 부산으로 가는 KTX를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신규 확진자와 격리 치료 중인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최근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인 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히 오는 30일 석가탄신일을 시작으로 다음달 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은 특별히 주의해야 할 중요한 시기.

방역 모범국에서 섣부른 등교 개학 결정으로 재확산 사태를 불러온 싱가포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 코로나19 여파에 해외여행 대신 제주로

황금연휴를 맞이해 그동안 미뤘던 여행이나 외출에 나서는 시민들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방역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강원도와 부산 등 주요 관광지에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제주도가 각광받고 있다. 제주도를 여행지로 택한 사람들은 제주도가 해외여행 대체지로 가장 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2020년 황금연휴 제주여행 계획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이번 황금연휴 기간에 제주여행을 선택한 이유로 56.1%가 ‘해외여행 대체지로 적절해서’를 꼽았다.

다음으로 ‘청정한 자연환경’(35.3%), ‘관광 편의성’(27.4%), ‘전염병 안전지역’(22.5%), ‘관광활동의 다양성’(21.4%), ‘여행비용’(20.2%) 등의 이유가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특별히 우려되는 점으로는 ‘밀집된 공간에서의 실내감염’(67.4%)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항·비행기·항만·선박에서의 감염 우려’(57.1%), ‘숙박업소 위생상태’(25.1%), ‘음식점 위생상태’(14.8%), ‘관광지 위생상태’(13.7%), ‘이동수단 위생상태’(13.2%)가 뒤를 이었다.

제주여행의 예상 체류기간은 평균 3.86일로 답했으며 주요 교통수단으로는 렌터카(89.1%)가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행 동반자는 가족·친지(56.8%), 연인(18.5%), 친구(15.2%), 혼자(8.4%), 직장동료(1.1%) 순으로 나타났다.

방문 예정 지역으로 성산일출봉을 선택한 비율이 53.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오름·한라산(38.5%), 우도(35.3%), 중문관광단지(34.1%), 애월읍 곽지 한담해변(31.8%), 이중섭거리·서귀포올레시장(28.7%), 협재 금릉해변(26.2%), 용담해안도로 인근(25.9%) 순이었다.

제주여행에서의 선호활동으로는 식도락(61.6%)과 자연경관 감상(58.9%)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또 산·오름·올레 트레킹(47.8%), 호캉스(46.7%), 박물관·테마공원 방문(22.5%) 순으로 나타나 예년과 달리 야외활동을 즐기려는 사람이 증가한 것이 특징으로 꼽혔다.

앞서 ‘2019년 제주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 4월, 5월 선호활동으로 각각 44.0%, 46.5%로 1위를 차지한 ‘박물관·테마공원 방문’이 이번 조사에서 22.5%로 낮은 수치를 보이고 지난해 4월, 5월 낮은 수치를 보인 ‘자연경관 감상’(4월 5.7%, 5월 12.4%)과 ‘산·오름·올레 트레킹’(4월 22.3%, 5월 18.2%)이 각각  58.9%, 47.8%의 높은 수치를 보인 것은 ‘밀집된 공간에서의 실내감염’에 대한 우려가 실외활동 선호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밀집된 공간 기피, 야외활동 선호, 시설 위생상태 고려 등이 여행 트렌드에도 당분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23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4월말 5월초 황금연휴기간을 앞두고 국민에게 제주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도>

# 황금연휴 18만명 제주行..원희룡 “방역협조 책임감 갖고 와달라” 호소

현재 제주도는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이달 말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 동안 약 18만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철저한 협조를 당부했다. 

원 지사는 전날(28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다음주까지 해서 한 18만명 정도가 (제주여행이) 예약돼 있다”며 “그동안 청정했던 제주인 만큼 특별한 마음의 준비와 방역에 대한 협조 의무를 갖고 와달라”고 호소했다.

원 지사는 “일행들이 다 (제주도에) 오더라도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있으면 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희가 공항에서부터 발열 기준을 좀 낮춰서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기가 있으면 동선을 차단해 진단도 하고 진료도 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체온이 37.5도가 넘으면 의사나 전문가들이 조금 더 상세하게 질문하고 방역에 대해 구체적인 협조 요청을 할 예정이다.

이어 “미리 신고를 하면 저희들이 신원도 보호하고 철저히 지원해드리겠다”며 “제주를 지키기 위해서 또 다른 일행들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황금연휴를 맞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제주도는 만일을 대비해 격리 시설도 마련해놨다.

원 지사는 “시설도 다 준비하고 있다”면서 “완벽하면 개인이 자가격리를 하면서 저희와 연락을 해도 되지만 일행 등이 염려가 된다면 저희가 생활 편의까지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선 (여행을) 자제하고 (상태가) 괜찮은 줄 알고 왔는데 제주도 입도 과정이나 여행 중에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연휴기간 동안 관광객 18만명을 관리할 수 있는 여건에 대해선 “공항에서부터 1m 간격을 두고 한 줄로 오게끔 할 거라 조금은 불편할 것”이라며 “그래도 그 거리만 유지하면 제주도는 상대적으로 야외 공간도 넓고 관광시설도 엄격한 방역 질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협조만 해준다면 저희들이 관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원 지사는 “제주도는 한동안 관광객이 없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엄격 통제 방침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제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면서 “안전히 무너지면 어려움이 기약 없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제주의 놀이·전시시설 대부분이 열려있다고 언급하며 “대신 그 안에서 마스크라든지 세정제, 거리두기 등을 지켜야한다. 제주도에서는 마스크를 낀 돌하르방끼리도 지금 다 2m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원 지사는 지난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진=인크루트>

# 황금연휴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계속된다

이처럼 이번 연휴 기간 일부에서는 ‘나 하나 쯤이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있는 반면, 국민 대다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바로면접 알바앱 알바콜에 따르면, 성인남녀 1345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2020 황금연휴 계획’에 대해 공동 조사한 결과 이들이 꼽은 연휴계획 1위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조사됐다.

먼저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26.5%는 징검다리 휴가를 위해 이 기간 연차휴가 사용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연차 휴가 사용일은 ‘5월4일’이 83.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해당기간 주요 계획에 대해 응답을 받은 결과(복수응답)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쉬거나 문화생활을 즐기겠다는 ‘실내 휴식’이 17.3%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특별한 계획 없음’(16.6%), 즉 무계획이었다.

황금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응답자 3명 중 1명은 소박한 일정을 계획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이전의 연휴 풍경과 확연히 비교된다.

이어 ▲산책 등 가벼운 야외활동(14.0%) ▲시험, 자격증 준비(10.8%) ▲본가, 친지 방문(7.5%) ▲국내여행(7.4%) ▲원서접수, 자기소개서 작성 등 취업활동(7.3%) ▲데이트(6.7%) ▲모임, 약속 참가(6.2%) ▲쇼핑(3.6%) 등의 계획들이 이어졌다.

연휴계획은 연령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교차분석 결과 20대는 연휴계획으로 시험 및 자격증 준비(16.8%)를 1위로 꼽았다. 원서접수, 자기소개서 작성 등 취업활동(9.7%)도 5위로 나타나 연휴 없는 취업 준비생들의 모습이 확인됐다.

반면 40, 50대의 경우 특별한 계획이 없거나(각각 21.5%, 25.5%), 산책 등 가벼운 야외활동(각각 18.6%, 24.7%)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4말5초 황금연휴 기간이 곧 사회적 거리두기의 고비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할 것인지’에 대해 묻자 ‘가급적 지키겠다’란 답변이 56.1%, ‘매우 그렇다’란 답변이 39.1% 나왔다. 무려 응답자의 95.2%가 동참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민 모두가 피로가 누적되면서 봄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은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 현실.

신규 확진 환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완치 판정 이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고, 음성 판정이 나왔다가 뒤늦게 양성으로 판정이 뒤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은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많은 의료진들의 노고와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그리고 정부의 발 빠른 대응 덕분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들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을 이겨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이제껏 쌓아온 우리 모두의 값진 노력과 희생이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선 황금연휴 기간 동안 자신을 지키고 가족과 이웃의 안전까지 지키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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