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경솔한 발언 개탄스러워”, 김부겸 “국가적 화를 부를 수 있는 안보상 심각한 위해 가했다”

이해찬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한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과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을 향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수일간 김 위원장에 대한 외부의 경솔한 발언과 일부 언론의 대응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가 더 이상 말씀 드리지 않아도 국민들은 많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에 당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을 검증하지 않은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을 향한 비판이다. 앞서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은 김 위원장의 잠행이 이어지자 ‘건강이상설’과 ‘사망설’을 제기한 바 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두 당선인에 대해 “자중하라”고 충고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태영호, 지성호 당선자에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두 분은 자중해야 한다. 국방위원회나 정보위원회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한 달 후면 임기를 마칠 낙선 의원이, 한 달 뒤 임기를 시작할 당선자에게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다소 어쭙잖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꼭 해야 할 말이기에 펜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두 분이 ‘이제 국회의원이 됐으니 내 말에 무게감이 더 실리겠구나’ 하는 생각에 빠져 뭐든지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발언하려 욕심내지 않았나 싶다”며 “오히려 그 반대로 해야 한다. 내 말에 무게가 실리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이란 직무에 실리는 무게를 먼저 의식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해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는 국회의원 선서문을 언급하며 “두 분은 두 가지 의무를 이미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군대나 정부의 대비 태세가 어떻게 바뀌는지 두 분도 대충은 아실 것”이라며 “세 치 혀를 농할 가벼운 일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두 당선인의 허언에 넘어갈 정도로 허술한 대한민국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자칫 국가적 화를 부를 수 있는 안보상 심각한 위해를 가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두 분은 국방위나 정보위에는 절대 들어가지 마시라. 이런 일로 자발적 제척 대상임을 스스로 입증했다”며 “통합당도 진정한 보수 정당이라면 이번 일을 경고 삼아 두 의원을 국방위와 정보위로부터 배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두 당선자를 향해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가로막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에 도움을 주는 의원이 되길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윤건영 민주당 당선인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태영호·지성호 당선인이 21대 국회에서 북한 관련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게 될 가능성과 관련해 “대단히 걱정스러운 문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윤 당선인은 “국회의원 활동하다 보면 1급 정보들을 취급하게 된다. 상임위에서 이런 일들이 또다시 반복된다면 국격에 관한 문제”라며 “개인이 아니라 공인이고 국회의원이라는 입법기관 행위에 대해서 이래라저래라 제지하는 것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태영호·지성호 당선인 나름의 정보망이 있고 네트워크가 있겠지만 네트워크라고 하는 것은 탈북인들 중심”이라며 “정말 몇 명만 아는 보안사항, 내용들을 탈북자 네트워크로는 접근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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