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지난해 국내 2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인당 평균 보수가 일반 직원들의 8.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가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한 ‘2019년 국내 200대 기업의 CEO-임원-직원 간 보수 격차 분석’ 결과에 따르면, CEO급에게 지급한 급여 총액은 4464억원으로 649명의 사내이사에게 지급한 1인당 평균 보수액은 6억8783만원이었다. 

임원급에게 준 전체 보수액은 2조5662억원이고, 7189명의 임원에게 지출된 평균 보수는 3억5698만원으로 집계됐다.

부장급 이하 직원(약 90만명)에게는 72조원이 넘는 인건비를 지출, 1인당 평균 보수액은 7919만원이었다. 

200대 기업의 경우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직원 대비 3.8배 높았다. CEO의 경우는 임원보다 1.9배, 직원보다는 8.7배나 더 많은 보수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200대 기업 CEO 평균 보수는 같은해 책정된 최저 연봉(2094만원)과 비교하면 32.8배에 달했다.

CEO와 직원 간 보수 격차는 업종에 따라 편차가 컸다. 20개 주요 산업군 중 지난해 CEO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업종은 ‘정보·통신’ 분야였다. 이 분야 평균 보수는 CEO급이 15억2680만원, 임원급 4억2100만원, 직원 8120만원으로 나타났다. CEO와 직원 간 보수는 18.8배였다.

또한 ‘유통·상사’ 업종은 CEO와 직원 보수 격차가 가장 컸다. 이 업종의 CEO급 보수는 14억5580만원이었고 직원은 1인당 6070만원으로 23.8배 차이가 났다. 

반면, ‘전기·가스’ 업종은 CEO와 직원 간 보수 격차가 낮았다. 지난해 CEO급 보수는 3억1390만원, 직원은 평균 8130만원을 받아 CEO와 직원 간 급여 차이는 3.9배 정도로 낮았다.

섬유 업종도 CEO(1억5810만원)와 직원(3930만원) 간 보수 격차는 4배 정도였다. 이밖에 제지업(4.4배), 교육업(6.9배), 제약업(8배), 조선·중공업(8.1배) 등도 상대적으로 CEO와 직원 간 급여 차이가 크지 않았다. 

200대 기업의 지난해 기준 CEO와 직원 평균 보수가 20배 넘게 차이는 곳은 24곳(12%)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보수 격차를 보인 구간은 5~10배 미만 사이로 67곳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 중 CEO와 직원 간 평균 보수가 30배 넘게 격차를 보이는 회사도 있었다. 가장 높은 차이를 보인 곳은 ‘엔씨소프트’로 조사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등기 사내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은 49억5800만원 수준. 미등기임원과 부장급 이하 직원이 포함된 임직원 평균 보수액은 8640만원이었지만 이 가운데 미등기임원 보수를 제외한 일반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7400만원이었다. CEO급 보수와 일반 직원의 보수 격차는 67배나 되는 셈이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는 “국내 기업 중에는 경영 성과와 별개로 단지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고액 보수를 받아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CEO 보수를 좀더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기업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