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제33주년 6·10민주항쟁을 맞아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우리는 이웃이 함께 잘 살아야 내 가게도 잘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7년 20주년 기념식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최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제30주년 기념식 이후 3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곳은 남영동이다. 남영역 기차소리가 들리는 이곳은 한때 ‘남영동 대공분실’로 불리던 악명 높았던 곳”이라며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시민들이 오가던 이곳에서 불법연행, 고문조작, 인권침해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지 민주화를 염원했다는 이유 하나로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공포와 치욕을 겪어야 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고(故) 김근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전 의장과 고(故) 박종철 열사를 언급하며 “죽음 같은 고통과 치욕적인 고문을 견뎌낸 민주인사들이 독재와 폭력의 공간을 ‘민주화 투쟁’의 공간으로 바꿔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제 남영동은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조성되고 있다.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오늘 이곳에서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열게 돼 매우 뜻깊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제도로서의 민주주의가 잘 정비돼 우리 손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단체장을 뽑고 국민으로서의 권한을 많은 곳에서 행사하지만 국민 모두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지 우리는 항상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민이 주권자”라며 “국가는 국민의 삶을 위해 존재하고 언제나 주권자의 명령에 부응해야 한다. 선거로 뽑힌 지도자들이 늘 가슴에 새겨야 할 일”이라고 했다.

특히 “민주주의가 당연하다고 느낄 때일수록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해 더 많이 질문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제도를 넘어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며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체험하고 반복될 때 민주주의는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6·10민주항쟁에 대해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기적이 아니다”라며 “3·1독립운동으로 시작된 민주공화국의 역사, 국민주권을 되찾고자 한 국민들의 오랜 열망이 만든 승리의 역사”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16년 만에 대통령을 국민 손으로 뽑게 됐고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기본체제를 헌법에 복원했지만 우리 국민들이 이룬 가장 위대한 성과는 국민의 힘으로 역사를 전진시킨 경험과 집단 기억을 갖게 된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후퇴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더 많은 민주주의, 더 큰 민주주의,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 가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도 일상의 민주주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나무가 광장에서 더 푸르러지도록 국민들도 함께 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