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에 뿔난 제약사·의사회, “납득할 수 없다” 반발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에 뿔난 제약사·의사회, “납득할 수 없다” 반발
적법한 절차 및 객관적 기준에 의한 평가 결과인지 의문..“조기치료 포기 및 치매환자 증가할 것”
  • 박수현 기자
  • 승인 2020.07.09 12: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뉴스=박수현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최근 뇌기능 개선 성분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대해 급여를 축소키로 하자 제약업계와 의사회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 3개의 적응증을 보유한 약물이다.

한국파마의 콜린알포세레이트. <사진=약학정보원 홈페이지 캡쳐>

9일 업계에 따르면,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허가받은 제약사 66곳은 심평원에 해당 제제에 대한 요양급여 적정성을 재평가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뜻을 모았다.

심평원의 결정이 적법한 절차와 객관적 기준에 따른 평가 결과인지 의문이 든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심평원은 지난달 11일 제6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급여 적정성을 재평가했다.

평가 결과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치매로 인한 효능효과’에만 급여를 유지하고 그 외 적응증에는 선별급여(본인부담률을 30%에서 80%로 인상)를 적용하기로 했다.

급여가 유지되는 ‘치매로 인한 효능효과’에는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으로 분류된 기억력 저하와 착란, 의욕 및 자발성 저하로 인한 방향감각 장애, 집중력 감소다.

선별급여가 적용되는 효능효과로는 감정 및 행동변화로 분류된 정서불안, 자극과민성, 주위무관심이 있다. 노인성 가성우울증 역시 본인부담 80%가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한 달 약값 부담이 9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올라가게 된다.

이에 제약업계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키겠다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근본 취지에 반하는 것이며 치매국가책임제와도 어긋나는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3가지 사항을 지적했다. 심평원의 이번 결정이 환자의 비용부담을 높이고 질환의 경·중을 구분하지 않았으며 해당 약제의 안전성·유효성을 재검증할 동기마저 크게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이들 제약사는 치매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적응증에 대해 80%의 본인부담률을 일괄 적용한 점에서 비춰볼 때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급여재평가 과정에서 사회적 요구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전 세계적으로 확실한 치매 치료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절감을 이유로 치매 진행을 지연시키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본인부담금을 대폭 상향시키는 조치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층에게 의약품 복용 중단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제약업계 주장이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도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노인 고령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환과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체계적·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현 상황에 맞지 않는 처사라는 것이다.

의사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경도인지장애는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 진행을 늦춰야 하는데, 이번 결정에 따라 환자들의 약값 부담이 커지면 치료를 조기에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료를 제한할 경우 의료인과 환자 모두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의 치료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고 향후 보험재정이 더 소요되는 치매환자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대적 요구에 맞춰 치매 및 만성질환 관리에 충분한 지원을 해도 부족한 마당에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급여제한을 통해 당장 보험재정을 아끼려는 ‘근시안적 행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임상적 데이터 및 유효성이 어느 정도 입증돼 있는 약의 급여는 제한하면서 원료, 성분에 대한 정보가 뚜렷하지 않고 안정성 및 유효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한약 첩약에 대해서는 급여화를 추진하는 행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의사회는 “한약에 대한 부작용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유효성을 검증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소식에 제일 불안에 떠는 것은 약을 복용하고 있던 환자다. 복용자 대부분이 나이든 고령층으로 약값으로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미안하다는 이유에서다.

약 값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심평원은 전반적인 사항들을 고려해 재논의에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기자 114@00news.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