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층 식품관서 확진자 대거 발생 6일에서야 본점 임시 휴점 결정
이미 확진자 속출했는데 뒷북? 어린이날 등 ‘대목’ 챙겨 정상 영업 눈살
능력 인정 받은 황 대표, 안전은 ‘글쎄~’ 고객 전파 확인 시 책임감 막중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을 덮쳐 임시 휴점에 들어간 가운데 그러나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발(發) 확진자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롯데백화점 측은 <공공뉴스>에 “고객 안전 최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선제적으로 결정했다”는 설명이지만, 고객들에게 발빠른 공지는 없었고 특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대목을 피해 전체 휴점을 결정한 것에 대해 매출을 고려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는 실정.

더욱이 지난해 말 ‘칼바람’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황범석 부사장은 2020년부터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본부 대표를 맡아 능력이 어느 정도 입증 됐다는 평가지만, 수익을 우선순위에 둔 듯한 이번 코로나19 대응에는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다.

고객의 ‘안전’과 가정의 달 ‘특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황 대표의 욕심은 오히려 고객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가운데 향후 백화점 직원들 외에 고객 전파가 확인될 경우 그 책임감은 막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 <사진=롯데그룹, 뉴시스>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 <사진=롯데그룹, 뉴시스>

◆백화점發 코로나19 확산 현실화..확진자 속출에도 영업 결국 사태 악화

롯데백화점은 오늘(6일) 본점 전관을 임시 휴점했다.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한 까닭이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백화점 종사자 가족 1명이 지난달 30일 최초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달 4일까지 7명, 5일에는 2명이 추가되는 등 관련 확진자는 총 12명으로 늘었다. 

역학조사 결과 백화점 종사자들은 인접한 곳에 근무했다. 지하 1층 식품관과 푸드코트 직원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모여서 음료를 섭취하거나 흡연을 함께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첫 확진자를 제외하고 636명을 검사했으며, 이 가운데 양성 11명, 음성 562명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63명에 대한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측도 자사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3700여명을 전수검사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당초 확진자가 발생한 지하 1층 식품관만 임시 휴업하기로 했다. 그러나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선제적으로 전체 휴점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선제적인 조치라는 백화점 측의 설명에 일각에서는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일부터 식품관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3일부터 식품관을 폐쇄했으나, 이 사실을 홈페이지나 방문 고객에게 별도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

이튿날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뒤에야 이 같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지해 백화점 측이 쉬쉬하며 늑장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실제 3일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한 한 고객은 “당시 식품매장으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가 폐쇄됐지만, (에스컬레이터 옆에) 경호원 한 명만 서있었을 뿐 현장 안내문이 없었다”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된 줄은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5월5일 어린이날 특수를 다 누린 다음날 점포 전체를 휴점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가정의 달’인 5월은 연중 매출 비중이 큰 시기 중 하나다. 때문에 매출 타격을 우려한 전략적 휴점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 모습.

고객이 몰려 매출 상승이 확실시되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대목은 영업에 나서면서도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식품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롯데백화점 본점이 하루 임시 휴점에 들어간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식품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롯데백화점 본점이 하루 임시 휴점에 들어간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안전·특수 다 잡기 위한 꼼수?..고객 전파 시 황범석 대표 책임 ‘막중’

한편, 롯데백화점을 이끌고 있는 황 대표는 2020년 정기인사에서 전무급 인사의 백화점 대표 내정으로 주목받은 인물. 기존 롯데백화점 대표 자리에 사장급이 주로 자리해온 것과는 다른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두고 롯데쇼핑이 홈쇼핑 부문을 제외하고 모든 사업부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롯데홈쇼핑 실적 성장을 이끈 인사를 발탁해 전면 배치시켰다는 풀이가 나왔다.

이후 황 대표는 지난해 단행된 2021년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황 대표 선임 당시 롯데그룹 측은 “향후 황 전무가 백화점 대표로서 내놓은 결과에 따라 부사장이나 사장 등 승진 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한 만큼 그의 능력은 입증된 분위기다.

그러나 사업 성장 능력을 확인시킨 황 대표가 실적 성장만을 추구하면서 고객 만족과 가치 창출을 최우선으로 두는 롯데백화점의 방향성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전직원의 코로나19 검사와 방역 조치를 위해 오늘(6일) 휴점했다”며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긴 하지만 불안감이 있다는 고객 의견이 있어서 그런 부분 해소를 위해 임시 휴점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역당국에서 문을 닫으라고 한 것이 아닌, 자체적으로 더 과하고 엄격하게 임시 휴점을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매출을 의도한 부분은 전혀 없다”라며 “언제 오픈할지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5일 어린이날 이 백화점의 총 매출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알아보고 연락 주겠다”고 했지만 더 이상의 회신은 오지 않았다.

백화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공포가 현실화되며 방역당국 또한 긴장감이 역력한 가운데 이 관계자의 말처럼 과연 롯데백화점이 고객 안전을 생각해 어버이날 특수를 포기하면서까지 백화점 영업 재개를 미룰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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