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특별법 규정대로 본사 차원의 배상 진행해야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회사 이름을 바꾸었더군요. 레킷벤키저(Reckitt Benckiser)에서 레킷(Reckitt)으로. 한국지사 이름은 더 자주 바뀌었지요. 옥시→옥시RB→RB Korea→Reckitt 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는 건 귀사의 자유지만 그런다고 귀사가 행한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죄와 책임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10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함께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10주기 비상행동(준)의 피해자들이 27일 오후 12시에 옥시(Reckitt) 한국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Two IFC 정문 앞에서 영국에 있는 Reckitt 본사의 락스만 나라심한 CEO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며 서한에 담긴 요구사항을 밝혔다.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10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함께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10주기 비상행동(준)'의 피해자들이 27일 오후 12시에 옥시(Reckitt) 한국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Two IFC 정문 앞에서 영국에 있는 Reckitt 본사의 락스만 나라심한 CEO에게 공개서한을 보내며 서한에 담긴 요구사항을 밝혔다.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알고도 감췄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거라브 제인 전 옥시 한국지사 대표이사에 대해 피해자들은 영국 본사에 “수사 응하도록 조치하라”며 공개서한을 보냈다.

10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함께하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10주기 비상행동(가습기행동)은 27일 오후 12시 서울 여의도 옥시 서울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폴 지명 수배 상태인 제인 전 대표를 한국에 보내 검찰의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영국 본사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가습기행동 측은 “한국 정부의 피해인정대상이 폐손상에서 태아, 천식, 폐렴, 간질성 폐질환 등으로 확대된지 오래됐다”면서 “지난 26일까지 피해신고자가 7459명이고 이중 사망자는 1659명이나 된다. 피해인정자가 4117명으로 늘었는데 옥시의 피해배상은 소수의 폐손상 피해에만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속출하던 지난 2016년 한국 지사 마케팅 총괄이사와 사장을 지낸 거라브 제인을 인도 지사장에 앉혀놓고, 참사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제인 전 지사장은 이제라도 한국 검찰의 수사에 응하라”라고 촉구했다.

가습기행동은 “더디긴 하지만 한국의 국회와 정부가 두 번이나 법을 개정해 가면서 피해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를 (옥시는) 빨리 수용해 배상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어야 한다”면서 “옥시가 해야 할 일을 사실상 한국 정부와 국회가 그리고 한국인들의 세금으로 다 해주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27일 사진은 옥시 가습기살균제를 써서 본인과 자녀가 중증 천식을 앓고 있는 김경영 씨.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27일 오후 12시 서울 여의도 옥시 서울 본사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 사진은 옥시 가습기살균제를 써서 본인과 자녀가 중증 천식을 앓고 있는 김경영 씨.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이어 “그런데도 온갖 이유와 핑계를 대면서 제대로 된 피해 배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박동석 옥시 한국지사장은 2019년 특조위 청문회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책임론을 꺼내서 온갖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습기행동 측은 “한국과 인도 시민사회는 피해자들과 함께 다국적기업들의 잘못을 일깨우고 책임을 지우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국내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특별법에서 규정한 구제 인정자 전원에 대한 본사 차원의 배상을 진행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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