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폐막:말 많고 탈 많았던 17일간의 대장정→기쁨과 희망 선물한 선수들에 박수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처음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퇴근하고 TV를 틀면 도쿄올림픽 중계만 하는거에요. 그 때부터 경기를 보게 됐는데 어떤 경기는 손에 땀이 날 정도로 선수들과 함께 긴장했고, 어떤 경기는 너무 많이 아쉬워서 눈물이 났어요. 특히 배구 경기는 꼭 챙겨봤어요. 8강전에서 터키를 꺾고 4강에 진출했을 때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소리를 질렀어요” (여·29·서울 동작구)

“한국 양궁은 역시 명불허전입니다. 아무리 한국인 지도자들이 전세계 선수들을 가르친다고 해도 한국인이라는 피는 절대 못 속이는 것 같아요. 안산 선수 결승 심박수를 보면 100도 안되게 정말 차분한데 상대방은 160이 넘게 긴장하는 것 보셨나요? 어린 나이에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그렇게 차분할 수 있다니 대단함이 느껴졌어요. 전 차분하지 못한 성격인데 좀 창피하기도 하더라고요. 김제덕 선수도 어릴 때 영재발굴단에 나온 것을 봤는데, 그 꼬마가 이렇게 국가대표가 돼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죠. 너무 대단해요” (남·38·서울 서초구)

“퇴근 후 TV를 켰는데 다이빙을 하더라고요. 한국 선수가 출전하길래 봤더니 너무 잘해서 저도 모르게 우하람 선수 인스타그램까지 찾아보게 됐죠.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우하람 선수 SNS에 올라온 운동 영상들을 보니 평소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볼 수 있었어요. 이런걸 보면 코로나로 대회 일정이 1년 늦춰져서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뽐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해요. 대회 일정에 맞춰서 몸을 만들고 컨디션 조절을 할텐데 갑자기 1년이 연기돼 버리니 선수들도 100% 컨디션이 아닐텐데... 그래도 좋은 결과를 많이 이끌어내줘서 오히려 그들을 보고 있는 제가 더 힘이 났어요” (여·35·서울 관악구)

대한민국 양궁 여자 대표팀 안산, 장민희, 강채영(위), 대한민국 펜싱 남자 대표팀 김정환, 구본길, 오상욱, 김준호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상 최초 1년 연기와 해외관광객 입국금지, 무관중 경기.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2020 도쿄올림픽’이 17일간의 대장정 끝에 8일 폐막했다. 

‘감동으로 우리들은 하나가 된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화합의 올림픽을 지향한 이번 올림픽에서 전세계 선수들은 코로나19는 물론 폭염과 싸우며 도전을 이어갔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 역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 정상의 실력을 뽐내가 하면, 비록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위기와 고비의 순간도 많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뤄낸 역전은 보는 이들에게 큰 희망을 줬다. 

◆ 5년의 기다림 ‘꿈의 무대’..희로애락 담긴 감동의 드라마

29개 종목, 354명으로 구성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 등 16위로 올림픽을 마쳤다. 237명(남자 132명·여자 105명)의 선수를 파견한 한국은 양궁에서 전체 5개 중 4개의 금메달을 휩쓸었고, 펜싱과 체조에서 금메달 1개씩을 따냈다. 

금메달 6개로 한국은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 이후 37년 만에 가장 적은 기록을 냈다. 하지만 성적을 떠나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께 큰 감동을 선사했다.

양궁은 금메달 4개를 획득하며 효자 종목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막내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안산과 김제덕이 그 주인공. 

안산은 여자 단체와 개인전, 그리고 김제덕과 함께한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하계 올림픽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소년 궁사’로 불리는 김제덕은 2관왕을 차지하면서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의 자부심을 드높혔다. 

펜싱에서도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세계 랭킹 1위인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압도적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대표팀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수확하는 역사를 썼다 이탈리아와의 3, 4위전에서 15-25로 끌려가던 중 우리 선수들은 6라운드에서 5점을 내준 대신 11점을 뽑아냈다. 

이후 7라운드에서 33-32로 역전에 성공, 마지막까지 점수를 앞서가며 동메달을 확정했다. 

체조에서는 신재환이 남자 도마 결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에 한국 체조에 두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으며,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도마 종목 은메달리스트인 여홍철의 딸 여서정은 여자 도마 동메달로 아버지와 함께 한국 최초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수영은 다음 올림픽을 기대하는 종목이 됐다. 고등학생인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결선에 올라 7위를 차지했으며 자유형 100m에서는 한국 최초, 아시아에서는 1956년 멜버른 대회 당시 일본 다니 아쓰시 이후 65년 만에 결선에 진출해 5위의 성적을 얻었다. 

또한 다이빙의 우하람은 3m 스프링보드에서 4위로 경기를 마치며 다이빙 종목 사상 첫 메달 가능성에 기대감을 높였다. 

높이뛰기 우상혁이 메달 경쟁을 벌이는 모습에도 국민들은 환호했다. 2m35를 차지해 아쉽게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지만, 밝은 모습으로 레이스를 즐기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아울러 그동안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근대5종에서도 메달 소식이 들려왔다. 근대5종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을 한 선수가 모두 치르는 종목으로 전웅태 선수가 사상 첫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같은 종목에 정진화도 4위를 기록했다.

세계 랭킹 1위인 김연경이 주장을 맡고 있는 여자 배구 대표팀은 특히나 큰 아쉬움과 감동을 남겼다. 

개막 직전 일부 선수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전력 변화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여자 배구팀은 여제 김연경을 중심으로 뭉쳐 극적 승부를 선보이며 9년 만에 4강 진출 쾌거를 달성했다. 역대 두 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 우리 여자 배구 대표팀은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무엇보다 이번 경기는 김연경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라는 점에서 더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4위에 그친 한국 여자 배구 선수들에게 “원팀의 힘으로 세계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섰고, 매 경기 모든걸 쏟아내는 모습에 국민 모두 자부심을 느꼈다”며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아쉬워하지 말기 바란다. 또 하면 된다. 지금까지처럼 자신감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 배구 선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 저력을 보여준 선수들과 라바리니 감독, 코치진에게 감사하다”며 “특히 김연경 선수에게 각별한 격려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 우여곡절 시작과 끝..잡음의 연속 평가도 ‘극과 극’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해 ‘감동으로 우리들은 하나가 된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화합의 올림픽을 지향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을 두고 일본 내부에서는 물론 전세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가장 큰 걱정은 단연 감염병 확산 문제. 결국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긴급사태가 발령된 가운데 개막이 강행된 올림픽은 무관중으로 열리게 됐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개막 직전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 중 55%는 올림픽 개최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찬성(33%)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 

이런 가운데 폐막한 도쿄올림픽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폐막 하루 전인 지난 7일 기준 올림픽 선수와 관계자 등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모두 404명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중들이 바이러스 대책에 주의를 덜 기울이면서 (일본 내) 방역 문제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또한 “주요 일본 정치인들도 개막식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대중의 반대에도 대회를 강행한 의미가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도 “많은 것을 붓고도 일본 시민들에게 준 것 없는 대회”라고 2020 도쿄올림픽을 평가했다. 

이번 올림픽에 17조원 가량의 역대 최대 금액이 투입된 반면 경기가 대부분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특수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외에도 도쿄올림픽을 둘러싸고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우선 선수촌의 열악한 환경은 세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됐고, 선수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은 좁은 크기는 물론, TV와 냉장고가 없었다. 또 4~5명이 생활하는 객실에 화장실이 1개 뿐이었다. 재활용이 가능하게 만들어진 골판지 침대는 20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했지만, 한 선수들이 공개한 영상 속에는 침대에 앉자 이 침대는 힘없이 구겨지는 모습이 담겼다.

또한 키가 큰 선수들을 고려하지 않은 낮은 욕실 층고도 문제가 됐다. 일부 선수들은 고개를 옆으로 꺾은 채 욕실을 사용해야 했다.  

아울러 지난달 프랑스의 한 기자가 1600엔(한화 약 1만6600원) 햄버거를 혹평하며 도시락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프랑스 기자는 SNS에 까맣게 구워진 고기와 볶은 채소 일부, 마른 계란후라이, 감자튀김 등이 일회용 용기에 담겨진 도시락 사진을 올리면서 “고기는 고무 같고 빵은 차갑다”, “플레이팅은 추잡하다” 등 신랄하게 비판했다.

선수들의 혹평도 잇따랐다. 영국 경보 선수 톰 보스워스는 SNS에 “우리는 음식다운 음식을 먹을 수 없는가”라며 강한 불만을 성토했다.

여기에 매일 수천개의 도시락이 폐기되고 있는 장면까지 포착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가 무관중으로 치러지면서 자원봉사자 수가 당초 계획했던 인원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도쿄올림픽 측의 설명. 

일본 매체 JNN이 공개한 영상 속에는 경기장 내부에서 누군가 도시락 용기에 담긴 내용물을 쓰레기통에 통째로 쏟아 붓는 장면이 담겼다. 또 이미 빵으로 가득 찬 통에 빵을 버려졌다.

도쿄올림픽·페럴림픽 조직위원회 사무국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했다. 관계자는 “도시락 폐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적절한 수량을 주문하고 납품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러한 처사로 친환경을 지향하는 도쿄올림픽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뿐만 아니라 하계에 열리는 만큼 더위는 어쩔 수 없는 문제. 하지만 해도 너무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올림픽의 꽃은 마라톤이다. 도쿄의 폭염으로 인해 이번 올림픽은 삿포로에서 진행됐지만 삿포로도 예상치 못한 무더위로 7일 열린 여자 마라톤은 예정보다 한 시간 당겨진 새벽 6시에 시작했다.

지난 리우 올림픽의 마라톤이 오전 9시30분에 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선수들에게 가혹한 처사다.

야외에서 햇빛을 받는 선수들에게도 그 피해가 고스란히 이어졌다. 비치발리볼 선수들은 경기 시작 후 땀을 비 오듯 흘리는 것은 물론, 수분 섭취도 빈번했다. 특히 오후 경기 선수들은 모래가 뜨거워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도쿄의 무더위를 속였고 해외 여러 언론은 폭염 올림픽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세바스찬 코 세계육상경기연맹 회장은 “일본 올림픽위원회는 ‘온화하고 맑은 날씨’ 속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이상적인 기후를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많은 참가자와 자원봉사자가 극도로 덥고 습한 날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이번 올림픽의 성공을 훌륭한 희망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올림픽 기간 중 도쿄에서 총 1만5753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과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증가가 올림픽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엄격한 방역 조치를 통해 대규모 국제행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도쿄올림픽을 칭찬했다. 

8일 오후 도쿄 시부야 스카이에서 바라본 올림픽 스타디움 위로 2020 도쿄올림픽의 폐회식 불꽃이 도쿄 도심을 수놓고 있다.  <사진=뉴시스>

◆ 말 많고 탈 많았던 축제 마무리..잘 싸운 선수들에게 박수를

도쿄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에게 전세계인들의 지적이 쏟아졌다면, 국내 방송사들은 이번 올림픽을 중계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큰 질타를 받았다. 

방송사들은 이번 올림픽의 시청률,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개막식부터 자막 논란이 불거져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MBC는 지난달 23일 진행된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참가국 소개에 부적절한 사진, 문구를 사용하며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당시 우크라이나 소개에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넣었으며, 아이티 소개에서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달아 비판을 받았다.

다음날 공식 사과문을 내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틀 뒤인 25일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예선 경기 대한민국과 루마니아의 경기에서 루마니아 선수 마리우스 마린이 자책골을 넣자 광고 영상 중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조롱성 자막을 넣어 또 다시 뭇매를 맞았다. 

비판이 거세지자 박성제 MBC 사장은 같은달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소재 MBC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는 이스라엘과의 야구 조별 예선 경기에서 ‘경기 종료’ 자막을 내보내는 실수가 이어지면서 박 사장의 사과가 무색해졌다.

KBS와 SBS도 부적절한 중계 멘트로 비판을 면치 못했다. KBS 탁구 해설진은 여자 탁구 단식 2회전 신유빈과 룩셈부르크 니시아리안 경기를 중계하면서 “탁구장에 가면 앉아 있다가 나오는 숨은 동네 고수 같다”, “여우 같다” 등의 무례한 발언을 했다.

SBS도 개막식 당시 일본 선수가 러닝머신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과 관련 “홈 트레이닝 하는 모습인데 홈쇼핑 느낌도 난다”고 말했다.

MBC도 8일 오전 열린 마라톤 경기 중 부상으로 중도 기권한 마라톤 선수 오주한에 “찬물을 끼얹는다”며 “이럴 수가 있을까. 오주한 선수가 올림픽에서 황영조, 이봉주 선수의 금메달, 은메달처럼 또 한번 메달을 바라볼 것이라고 장담을 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런 부적절한 발언에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또 분노했다. 이들은 “해설 수준이 선수들에게 찬물을 끼얹고 있다”, “올림픽 정신에 찬물 끼얹는 MBC”, “유튜브보다 못한 공영방송”이라며 마지막까지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 말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무관중, 무관심 속 치러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올림픽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환영받지 못한 축제’라는 불명예를 안고 시작된 도쿄올림픽이지만 선수들에게는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중요한 무대인 것은 확실했다. 

비록 실제 현장에서 선수들을 만나볼 수는 없었지만 4년에 1년을 더해 도합 5년을 기다린 선수들의 환호와 아쉬움은 TV 앞 전세계인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당초 우리 태극 전사들이 내건 목표는 금메달 7개 이상, 종합 10위 이내였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나 정말 잘 싸웠고 우리나라 체육계를 이끌어 갈 젊은 선수들의 많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당당히 금빛 메달을 목에 걸고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사한 선수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명승부를 펼치고 패배했음에도 상대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선수들,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써낸 선수들, 그리고 다크호스로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한 선수들까지 다양한 장면의 드라마를 써내려간 모든 이들을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했다. 

세계인의 축제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받아 마땅하며, 최악의 조건 속에서 기쁨을 주고 희망의 불씨가 돼 준 모두에게 진심어린 박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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