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종가 45만4000원..공모가 고평가 논란·중국發 부정 이슈 탓
시총 22조1997억원..엔씨소프트·넷마블 제치고 ‘게임 대장주’ 유지

[공공뉴스=이민섭 기자]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게임 대장주로 등극한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 날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함께 중국의 게임 규제 악재가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공모주를 배정 받은 투자자는 거래 첫날부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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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시초가 44만8500원보다 1.23%(5500원) 오른 4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49만8000원)보다 8.84% 낮은 금액으로, 시초가가 하한선인 44만8500원에 결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진한 셈.

크래프톤의 이날 시총은 22조1997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 19위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엔씨소프트(17조8925억원), 넷마블(11조5607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4조원, 10조원 앞서며 단숨에 게임 대장주에 자리했다.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힌 크래프톤의 주가 부진은 이미 예고됐다. 당초 공모 희망가액은 45만8000~55만7000원이었으며, 공모가 산정 당시 매출 규모가 더 큰 엔씨소프트, 넥슨보다 10조원 더 높여 잡아 자사의 몸값을 부풀리며 고평가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공모 희망가액은 40만~45만8000원으로 10% 낮췄지만 여전히 고평가 논란은 끊이지 않았기 때문.

통상적으로 대어급 공모주의 경우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긴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243.15대 1에 그쳤다. 또 이달 3일 마감된 일반 청약 경쟁률도 7.8대 1로 저조했다. 특히 일반 청약 증거금(5조358억원)은 비슷한 시기 일반 청약을 진행한 원티드랩(5조5000억원), 플래티어(6조원) 등 중소 공모주보다 적었다.

이밖에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44.91%로 다른 대형 공모주보다 낮았다.

중국의 게임 규제도 흥행에 발목을 잡았다. 8월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경제참고보는 ‘정신적 아편으로 수천억 위안 규모의 산업이 성장했다’는 기사에 온라인 게임과 관련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하며 크래프톤 2대 주주인 중국 텐센트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 공모가는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27~30배로 넥슨, 엔씨소프트 대비 30~40%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라며 “4분기 출시 예정인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흥행을 가정하더라도 유지가 어려운 평가가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일 IP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는 점, 플랫폼별 매출도 모바일이 80% 이상인 점 등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적정 PER은 25~30배를 웃돌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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