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IT업계 직원, 고객사 ‘이직’ 제안에 “소스코드 복제..받아주면 큰 역할”
삼성SDS 측 “내용 진위 파악 어려워..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 일축
해프닝 넘어 기술 유출 우려..“중소기업 기술유용 엄중 처벌 근거 마련해야”

[공공뉴스=이민섭 기자] 한 중소기업 직원이 고객사인 삼성SDS 측과 미팅 도중 영업 비밀을 빼내서라도 이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삼성SDS 수석연구원이 미팅 중 이직을 제안하자 중소기업 직원이 이같이 반응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며 주목을 받은 것. 

이에 삼성SDS 측은 “진위 여부 파악이 어려울뿐더러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지만, 상투적인 농담이라고 하기에는 위험수위가 높고 중소기업의 ‘기술 유출’ 우려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사진=공공뉴스DB>
<사진=공공뉴스DB>

6일 블라인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4일 IT업계 중소기업 종사자인 글쓴이 A씨는 ‘코드 유출할테니 이직시켜달라는 팀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한 중소기업 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고객사인 삼성SDS 수석연구원과 본인, 팀원 B씨 등 3명이 미팅하던 중 연구원이 고객사로 옮겨오지 않겠냐”면서 이직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허허 웃고 끝냈지만 옆에 있던 팀원 B씨는 삼성SDS로 옮겨가고 싶다”고 호소하며 “조건 등을 디테일하게 묻고 ‘이 회사의 소스 코드는 모두 복제했다. 받아주신다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기 어필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너무 심각한 내용이며, 고객사에 말한 상황이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을 수 없다. 고민된다”며 “보고를 안 했다가 만약 현실화되면 사태 감당이 안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옆에 팀장이 있는데 저런 이야기를 회사 사람 있는 데서 하냐”, “대체 무슨 생각인지”, “저런 사람은 고객사 쪽에서 거르지 않을까”, “그냥 상투적인 농담일 가능성이 높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삼성SDS 관계자는 “해당 사실에 대한 진위 여부 파악이 힘들다. 다만 협력사 팀장, 직원과의 미팅 자리에서 이러한 일은 현실적으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일을 단순 농담이나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현실화됐을 경우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유용행위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유용행위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대·중소기업 간 기술유용행위 적발은 총 14건이다.

이 가운데 공정위가 직권인지해 조사한 사건은 12건이고, 나머지 2건은 하도급업체로부터 신고받은 건에 불과하다.

특히 신고 건수가 크게 낮은 것은 중소기업 측에서 기술유용을 당하고도 대기업과의 거래 관계 단절, 보복 조치 등이 두려워 신고가 쉽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관석 의원은 이와 관련, “국회에서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유용 행위 과징금 상향 법률안을 발의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면서 “중소기업 기술유용행위에 대해 일벌백계할 수 있는 근거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