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진영 기자] 우리나라의 올해 전체 수출 가운데 미국 수출 비중이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1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미국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2017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누적 수출액을 직전 5년(2012~2016년) 대비 17.9% 늘어났다. 반면 중국 수출은 같은 기간 7.1%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한 올해 대미 수출이 지난해보다 31.0% 늘면서 전체 수출 비중은 2004년 16.9% 이후 최고치인 15.0%를 기록했지만, 중국의 비중은 2018년 26.8%까지 증가세를 보인 후 올해 25.2%로 1.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미국의 중국 수입규제에 따른 중국 전체 수입수요 감소, 중국 기업의 한국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로 중국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대미 수출 비중 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이후 비대면 경제의 활성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의 수혜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 반도체, 전산 기록 매체, 이차전지 등 수출이 최근 2년새 50% 이상 늘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

아울러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한국의 누적 대미 해외직접투자는 2013~2016년 대비 75.1% 늘어난 반면 중국 해외직접투자는 23.5%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리 기업의 미국 투자를 요청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한 결과다.

전경련은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주요 기업이 바이든 행정부의 4대 핵심 품목인 배터리와 반도체, 핵심광물·소재, 의약품 공급망 재구축 전략에 부응해 오는 2025년까지 파운드리, 배터리 등에 총 394억 달러(한화 약 44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대미 직접투자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2017년 이후 대미 수출과 직접투자 증가로 전체 기업의 대미 해외 매출은 꾸준히 늘어난 반면 대중 해외 매출은 중국 현지수요 감소, 경쟁 심화 등으로 2013년 2502억 달러에서 같은 기간 1400억 달러 규모로 줄면서 지난해 우리기업의 대미 해외 매출 비중이 대중 해외 매출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바이든 미 행정부는 미국우선주의에 기초한 4대 핵심품목 재구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반도체,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대미 직접투자와 수출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한미 간 교역, 투자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실질적 애로점 파악을 위한 양국 간 대화, 기업의 자율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비즈니스 인센티브 제공, 기업의 비즈니스 기밀 정보 보호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