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곽윤석 칼럼니스트]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임을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공화국은 낯설다. 민주주의와 공화주의가 병행 발전하지 못한 결과, 현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형식과 절차는 굳건하나 내용과 깊이는 허약하기 이를 데 없다.

민주주의가 물고기라면 공화주의는 물이다. 영어 단어 Republic이 의미하는 공화(共和)네서도 드러나듯 국가는 공공의 것이고 공공의 합의에 의해 운영된다. 

공화국이란 1인 통치의 군주정이 아니라 다수 국민이 참여해 공동체를 운영하며 공공선을 향해 나아가는 국가체제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우리는 왜 다시 공화주의에 주목하는가?

신자유주의에 포획되고 극단적 개인주의의 함정에 빠진 양극화된 대한민국을 시민의 참여와 기회균등을 통해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가 공공성의 보루와 안전판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자유로운 공동체 없이 자유로운 개인이 있을 수 없다. 식민지에 살고 있으면 누구나 다 식민지 피지배의 설움을 받을 수밖에 없듯이 현대사회의 개인은 사회적, 정치적 개인일 수 밖에 없다.

공화주의에서 말하는 자유란 간섭받지 않을 자유가 아니라 지배받지 않을 자유 즉 시민적 평등을 향한 자유인 것이다.

자유에 이어 공화주의의 기본 가치는 법치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적 민주주의와 복지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도 법에 입각한 평등한 권리로서 자유가 확립될 때 일관성과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평등의 길을 통해 자유는 자기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공화주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시민적 덕성(비르투, virtu)다. 공공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직접 참여하며 실천하려는 공화국 시민의 인식과 태도가 비르투다.

IMF 구제금융이나 코로나 사태에서도 경험했듯이 개인의 자유만으로 삶의 안전과 행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공화주의 실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청치참여다. 공동체의 큰 물줄기는 결국 국민들이 원하고 실천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곽윤석 칼럼니스트경영학 박사
곽윤석 칼럼니스트
경영학 박사

플라톤은 <국가>에서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런 자들에게 지배를 당하는 것”이라 했고, 르네상스시기에 공화주의의 부활을 이끈 마키아벨리는 “나는 내 영혼보다 내 조국을 더 사랑한다”는 말로 시민적 덕성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절차적 민주주의와 선진국 수준의 경제발전을 모두 이루어낸 국가였지만 양극화와 불공정의 시련기를 맞고 있다. 공동체의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지금 공화주의에 나아갈 길을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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