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만족도:기준에 따른 가치관 변화→일상회복 속 다시 한 번 ‘시작’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그날은 생일이었어 지나고 보니
나이를 먹는다는 것 나쁜 것만은 아니야 세월의 멋은 흉내 낼 수 없잖아
멋있게 늙는 건 더욱더 어려워...

감당 못하는 서늘한 밤에 고독 그렇게 세월은 가고 있었다.
아름다운 것도 즐겁다는 것도 모두 다 욕심일 뿐
다만 혼자서 살아가는 게 두려워서 하는 얘기...》

흠.. 그냥, 뭔가 센티하면서도 위로가 되는 그러면서도 100% 공감이 되는? 한 마디로 ‘아!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구나’ 그러면서 보게 되더라구요. 특히 ‘우리들의 블루스’ 2회에 방영됐던 동창회 노래방신은 정말 몇 번이고 돌려봤네요. 가수 최성수의 ‘whisky on the rock’을 열창하는 이정은 배우를 보면서 느껴지는 뭔가 중년의 쓸씀함이 위로가 된다고 할까요. 달고, 쓰고, 행복하고 인생의 이 모든 감정들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잘 전달한 것 같아요. 엊그제는 야근을 하다 새벽 1시쯤인가 퇴근을 했는데 이 시간까지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동네 고깃집을 지나치며 이제는 오히려 일상이 어색할 만큼 코로나에 익숙해졌나 싶기도 하고 기쁜 마음보다는 또다시 찾아온 일상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 같아요. 다들 정체된 상황에서 지난 2년 너무 힘든 시기들을 견뎌왔잖아요. 이제 힘찬 시작인데 불현듯 ‘뭘 먼저 시작해야 하는거지?’ 질문의 굴레 속에 갖혀 있는 내 자신이 실망스럽기도 하고 지금 내 삶이 불안한데 또 열심히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하고 여러 생각들이 오고 가는 요즈음이에요. 하지만 또 빨리 생활의 정상화를 위해 파이팅을 해야겠죠? 찬란했던 추억과 청춘의 열정을 기억하며 오늘도 “살아있는 우리 모두 행복하라!” (서울·47세·직장인 김민희씨)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속됐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전국적으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 분위기다. 

지난 2년여간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의 늪에 빠져 있었다. 특히 힘든 시간을 겪었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중에서는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희망의 물꼬도 함께 트였다. 거리 곳곳이 활기를 띄는 가운데 다시 한 번 시작한 우리 앞에는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다.

# 굿바이 코로나..tvN ‘우리들의 블루스’가 던진 희망의 메시지

최근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달 16일 방송된 우리들의 블루스 3회 시청률은 수도권 유료 가구 기준 평균 9%, 최고 11.1%를 기록하며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3회 ‘한수와 은희’ 에피소드에서는 제주도로 발령난 최한수(차승원 배우)가 20년 만에 동창 정은희(이정은 분)를 만난 이야기를 그려냈다. 두 사람은 학창시절 수학여행지였던 목포로 추억 여행을 떠나고, 갈등 끝에 서로를 향한 진심 어린 우정을 확인한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삶에 지친 두 사람이 젊었을 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위로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특히 극중 한수가 자신의 아내와 나누는 전화 통화 내용은 진한 여운을 안겼다. 

전 재산을 바쳐 자녀의 골프 유학을 뒷바라지했지만 성과 없이 빈털터리가 된 한수에게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 마음 변하잖아. 행복하다가, 안 행복해지기도 하잖아” 이를 들은 한수는 답한다. “그럼, 우리도 지금은 별로지만 곧 행복해질 수도 있겠네” 

이후 한수는 희망퇴직 후 귀국한 가족들과 여행을 떠난다. 남은 재산은 없고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친구가 있기에, 가족과 함께이기에 한수는 환하게 웃는다. 

‘한수와 은희’ 에피소드는 우리에게 행복과 불행이 반복되는 게 인생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아울러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자신의 상황과 상관없이 얼마든지 웃을 수 있다는 점도 깨우치게 한다. 

이처럼 삶의 끝자락에서 다시 희망을 찾아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코로나19라는 불행을 만난 뒤 다시 일상회복 기지개를 켜고 있는 우리 사회와 닮아있다. 그리고 그 공감대 형성은 드라마 시청률 고공행진이라는 결과까지 이끌어낸 모양새다. 

그간 평범하게 살아가던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실직, 영업부진의 늪에 빠졌다. 특히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심했다. 

올해 1월, 한국외식업중앙회·한국프렌차이즈산업협회를 포함해 10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는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당시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생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 50여명을 위해 묵념하고 정부의 방역조치를 규탄했다. 

신한은행이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달 초 발간한 ‘2022년 보통사람 금융생활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2021년 월평균 매출액은 2020년에 비해 266만원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보면 949만원 감소한 수치다. 

비단 자영업자뿐 아니라 수많은 이들이 절망에 빠졌다. 심지어 초등학생 10명 중 3명은 코로나19 이후 우울감·불안감이 더 증가했다는 교육부 조사 결과도 있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메인 포스터. <사진=tvN 홈페이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메인 포스터. <사진=tvN 홈페이지>

# ‘삶의 만족도’ 조사 결과 기준에 따른 가치관의 변화 뚜렷

마침내 정부는 18일 2년1개월여 만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다.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졌고, 사적모임 인원 제한도 사라졌다.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많은 이들이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분위기다. 음식점 곳곳에서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간판을 다시 내놓았고, 번화가는 늦은 시간까지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강 공원 역시 단체로 모여 러닝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가득해 활기 넘치는 모습이다. 가족 단위 상춘객, 연인들도 밖으로 나와 봄을 만끽하고 있다.  

전국은 코로나19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그러나 혹자는 재개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 예상한다. 갑작스런 변화에 어색해 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완전한 회복을 이루기까지는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어둡게 드리웠던 코로나19의 그림자가 걷혀감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행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기억해야 하는 게 있다. 행복과 불행은 바로 나에게 달려있다는 점, 내가 삶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2020년 통계청 통계개발원은 ‘국민 삶의 질 지표’를 통해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의 정도를 분석했다. 

주요 지표별로 살펴볼 경우, 한국의 고용률·가구중위소득·고등교육 이수율 등은 대부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치를 넘었다. 

그러나 삶의 만족도·자살률·상대빈곤율·근로시간 등의 지표는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이 중 개인이 전반적인 삶에 만족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삶의 만족도’는 2017~2019년도 평균 5.87점이었다. 그리고 이는 같은 기간 OECD 평균인 6.71점에 비해 0.8점가량 낮은 수치다.

그간 한국사회는 삶의 만족도·행복을 측정하는 기준을 소득이나 학력에 뒀다. 소득이 많아져야, 대학에 진학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달려왔다. 그래서 가구중위소득과 고등교육 이수율은 OECD 평균을 넘었다. 

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우리에게 삶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2년여 만에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 이달 18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음식점에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2년여 만에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 이달 18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음식점에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 “여러분은 지금, 현재 얼마나 행복하시나요?”

사람들이 저마다 추구하는 행복의 형태는 다르다. 누구는 많은 부(富), 누구는 직업적 성공, 누구는 높은 명예 등 다양한 기준을 두고 각자의 행복을 쫓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과 직장에 들어가고 이후 결혼과 가정을 꾸리는 것을 행복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언젠가부터 대학 진학과 결혼, 그리고 내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과정을 당연히 거치는 것이 행복하고 성공한 삶의 기준이 됐다. 이처럼 획일화된 행복의 기준은 누가 설정한 것일까.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수는 현재보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학창시절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한수는 “그땐 곧잘 웃기도 했어. 지금처럼 재미없고 퍽퍽한 모습은 아니었어”라며 애써 눈물을 삼킨다. 

그리고 깨닫는다.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자신의 상황과 관계없이 얼마든지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용기를 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 

코로나19 이전으로의 완전한 복귀를 앞두고 있는 현재. 아직은 많이 조심스럽고 안심하긴 이르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사람에겐 앞으로 행복할 일만 남았다. 

행복은 쫓는 게 아닌 발견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즉 행복한가, 불행한가는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행복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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