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정권교체 후 첫 국감 시작, 각 상임위 증인 신청 치열
생색내기용 호통 국감 지적..그룹 총수 대신 임원진 대거 확정
새정부 부름 받은 HDC현산, 정몽규 십자포화 예고 가시방석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내달 4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기업 안팎에서 올해도 각종 사건사고를 비롯해 논란과 의혹 등이 끊이지 않았던 탓에 각 상임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주요 기업인들을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국회 줄소환이 예고된 까닭.

매년 성과 없는 생색내기용 ‘호통 국감’ 관행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올해는 특히나 정권교체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국감이라는 점에서 그 구태가 어김없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10대 그룹 총수들 출석 ‘고심’..정권교체 ‘구태 국감’ 근절돼야

2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올해 국감 증인·참고인 신청 명단에 기업인들이 대거 포함된 가운데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여야 합의 과정에서 최종 확정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거나 여전히 고심 중이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의 증인 채택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의 경우 4대 그룹 총수 증인 채택 여부를 고민 중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총수들을 부르겠다는 것이지만 아직 확정짓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10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증인에 채택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도 재계 총수 가운데 홀로 국감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증인석에 서지는 않았다. 

매년 국감 때마다 불필요한 기업 총수를 부르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지면서 비판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상황. 때문에 올해도 기업 총수 대신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자(CEO)나 임원급이 국감 증언대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산자위는 최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일반증인 및 참고인 출석요구안을 가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증인 명단에는 이재승 삼성전자 사장과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국감에서는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는 식품기업 CEO들이 대거 소환된다.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을 비롯해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황종현 SPC삼립 대표 등이 증인석에 설 예정이다. 

정승욱 제너시스BBQ 대표(왼쪽), 임금옥 bhc그룹 대표 <사진제공=제너시스BBQ, bhc그룹>
정승욱 제너시스BBQ 대표(왼쪽), 임금옥 bhc그룹 대표 <사진제공=제너시스BBQ, bhc그룹>

◆결국 국감까지 간 ‘닭싸움’ BBQ-bhc 대표 만난다

최근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상승 심리에 편승한 제품 가격 인상 의혹 등에 대한 질의가 예상된다. 

또한 정승욱 제너시스BBQ 대표를 비롯해 임금옥 bhc그룹 대표, 권원강 교촌에프엔비 이사회 의장 등 3대 치킨 프랜차이즈 수장도 이름을 올렸다. 

당초 치킨 ‘빅3’ 기업 총수들을 증인으로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치킨업계 현황 질의가 주요 사안인 만큼 각사 대표급으로 선회했다. 권 의장도 윤진호 교촌에프앤비 대표로 교체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임 대표와 정 대표는 가맹점 착취·갑질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에도 포함됐다.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는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정종철 쿠팡풀필먼트 대표 등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의 최익훈 대표가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며 윤인권 삼표산업 대표도 증언대에 선다. 

유력하게 언급됐던 김슬아 컬리 대표는 증인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권준학 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은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감장에 나갈 예정이다. 최근 대규모 횡령 사태와 이상 해외송금 등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와 빗썸 실소유주인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의장은 금융위원회 증인으로 소환됐다. 이밖에 류진 풍산 대표, 차동석 LG화학 부사장, 이승호 삼성생명보험 부사장도 포함됐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윤 정부 부름 받은 오너 ‘정몽규’ HDC현산 운명은?

한편, 공정위 국감에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과 남궁훈 카카오 대표,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 등이 증인으로 신청됐다.

특히 정 회장은 다단계 하도급 및 하도급대금 지연 지급 관련, 시공사 하도급업체 ‘갑질’ 등과 관련해 정치권의 십자포화가 예고된 상태. 

앞서 올해 1월 공정위는 190개 하도급 업체를 상대로 계약서를 늦게 발급하고 하도급 대금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갑질을 일삼은 HDC현산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0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광주 학동 철거현장 붕괴 사고와 올해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붕괴 사고와 관련한 질타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는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참사 관련 정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정 회장 대신 당시 권순호 HDC현산 대표가 출석해 공분을 샀다. 

정 회장은 올해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HDC현산 회장직을 사퇴했지만, 일각에서는 “책임 가장한 책임회피”라며 강력 처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무조정실 국감 증언대에는 최경호 코리아세븐 대표가 선다.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감에는 주원성 쿠팡 전무, 류재민 LG생활건강 부사장 등이 위원들의 질의를 받을 전망. 보건복지부 국감에는 김영섭 LG CNS 대표가 출석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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