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성공 정영채 대표, 경영전문가 이력에 옵티머스 ‘옥의 티’
전체 옵티머스 84% 팔아놓고 성과급..도덕적 해이 불가피
지난해 역대급 성과 이후 IPO 난제 등 뉴노멀 대처 새 각오 절실

[공공뉴스=임혜현 기자]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 사태’ 걱정을 NH투자증권은 완전히 내려놓은 모습이다. 관련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수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도 이 같은 성과급 잔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증권업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악재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증권업계가 기록적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글로벌 긴축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회사가 기강 바로잡기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는 징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사태에서 전체 판매규모(1조2000억)의 84%를 팔아치운 것으로 알려진다. 

5일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NH투자증권에서 옵티머스 사태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의 부당권유 금지위반 행위로 징계 조치를 내린 관련자 18명에 대해 감봉·견책·주의 등 경징계 처분했다. 

NH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NH투자증권>
NH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사진제공=NH투자증권>

전체 판매규모 84% 팔아..여진 계속에도 성과급?

옵티머스 사건으로 NH투자증권은 일반투자자 831명에게 2780억원의 투자원금을 전액 반환해 손실 처리했다. 한편 427억원을 회수 완료해 순 손실액은 235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수천억원의 천문학적인 손실을 기록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관련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만 내렸다는 점은 국민적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이렇게 경징계 일색으로 매듭지어진 데엔 진상규명 노력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금감원 감사 외에는 자체 진상조사나, 관리감독 기관인 농협중앙회의 감사가 단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옵티머스 사태 이후 퇴직자 3명을 제외한 임원 3명과 일반직 12명의 징계자에게 3년간 29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사실도 밝혀졌다. 임원 한명 당 평균 4억1000만원, 일반직은 1억4200만원선의 성과급을 받은 셈이다.

특히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기본급 12억5000만원에 더해 성과급 24억3500만원 등 3년간 총 40억원을 수령했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징계 문제는 금감원 조치 관련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내부 징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당사는 유관기관과의 구상권 청구소송 및 가교운용사를 통한 적극적인 자산회수 등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과급 지급에 대해서는 매년 최대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위한 보상 차원이라는 설명. 이 관계자는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지급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난 9월 런던에서 기업 IR 컨퍼런스에 나선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제공=NH투자증권>
지난 9월 런던에서 기업 IR 컨퍼런스에 나선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제공=NH투자증권>

◆검찰 무혐의 정영채, 3연임 후 기강잡기엔 무관심?

정 대표는 회사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하면서 2024년까지 지휘봉을 잡게 된 상황이지만, 앞날은 녹록치 않다. 

지난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전망치가 집계된 국내 상장사 8곳(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다올투자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5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7%(1조526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70.1%(5277억원) 급감한 224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같은 기간 53.6% 감소한 149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47.8% 줄어든 1779억원의 순이익 기록이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36.5% 줄어 1362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로 타격을 크게 받은 경쟁사들에 비해 NH투자증권은 순익 감소 비율은 작았지만, 액수 경쟁에서는 여전히 큰 소리를 칠 입장이 아니라는 평이 나온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16.2% 줄어든 1585억원, 삼성증권도 21.9% 하락한 2095억원을 시현해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성적은 IB 영역 선방으로 꼽히지만, 정 대표의 특기인 IB도 마냥 승승장구할지 낙관하기 어렵다. 연합인포맥스의 기업공개(IPO) 주관부문 연간 순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범한퓨얼셀·에이치피에스피 등 총 6건의 IPO를 통해 2766억원의 주관실적을 쌓았지만, 1분기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공모 철회로 수천억원의 실적을 놓친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이 위기 해결을 위해 기강 쇄신부터 진행해야 할 필요가 이번 옵티머스 성과급 논란 등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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