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 만기 회사채 407조 육박, 전체 회사채 미상환 잔액의 37.4%
시장 경색, 신규 발행 및 차환 모두 막혀..6년 만 ‘순상환’ 상태 전환
CP시장 등 이동..현대차증권 “다음달 상황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공공뉴스=정진영 기자] 올해 회사채 시장의 ‘강추위’가 지속되면서 6년 만에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많은 ‘순상환’ 상태로 전환됐다. 

특히 시장 경색과 말라붙은 수요로 신규 발행과 차환이 모두 막힌 가운데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267개 기업이 1년 이내 갚아야 할 채권 규모도 40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회사채 미상환 잔액의 37.4%가 1년 이내 잔여 만기금액으로, 회사채 금리가 치솟고 있는 상황 속 기업들의 자금 확보 여력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67곳의 회사채 미상환 잔액 규모는 모두 1084조6076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1년 이하 잔여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406조934억원으로 전체 미상환 잔액의 37.4%에 해당한다. 

21개 업종 중 1년 이하 만기상환 회사채 비중이 가장 큰 업종은 은행(182조6202억원)이었다. 이어 여신금융 38조956억원, 자동차 부품 22조8496억원, 공기업 12조1378억원, 석유화학 11조588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은행은 10개 은행 전체 미상환 회사채 잔액(255조3788억원)의 71.51%가 1년 이하 잔여만기 미상환 회사채로 그 비중이 가장 높았다. 또 조선·기계·설비 업종(50.8%)도 전체 미상환 잔액의 50%를 넘었다. 

기업별로는 금융권을 제외하면 현대자동차가 20조6621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 여신금융 회사채가 연결기준으로 포함돼 있는 까닭이라는 분석이다. 

자금조달 규모가 큰 여신금융 등 금융채를 제외한 일반 1년 이하 만기도래 회사채 잔액 규모로는 한국전력공사(7조8403억원)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SK(6조5708억원), 삼성생명(3조9353억원), 포스코홀딩스(3조4480억원), 한화 (2조811억원), KT(2조508억원), SK텔레콤(1조7164억원), SK이노베이션(1조6700억원), LG화학(1조3850억원), 롯데쇼핑(1조2709억원), 대한항공(1조788억원), 호텔롯데(1조677억원), 현대두산인프라코어(1조501억원) 등 순이다. 

미상환 잔여기간이 1년 이하 비중이 높은 기업들로는 대우조선해양, 현대엘리베이터, 코오롱글로벌, 오리온, 아시아나항공, 영원무역, 명신산업, 동국제강, 대한해운, 신세계건설 등이다. 이들 10곳은 회사채의 100%가 만기상환 잔여기간 1년 이하였다. 

또한 금호건설(97.3%). 동부건설(93.7%), 삼성중공업(89.9%), 현대두산인프라코어(84.8%), LIG넥스원(81.5%), 엠에스오토텍(81.4%) 등은 1년 이하 만기상환 회사채 잔액이 전체 회사채의 80%를 초과했다.

500대 기업 중 사채 발행 내역이 없는 기업은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전기,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KT&G, 셀트리온 등 85곳으로 조사됐다. 

<자료=리더스인덱스>
<자료=리더스인덱스>

한편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시장(공모 기준) 발행액과 상환액을 살펴본 결과, 전날(14일) 기준 8조9400억원 순상환 상태다.

연간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많은 경우는 지난 2016년 1조3700억원 순상환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대개 순상환은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적 호조 등에 따라 현금 보유액이 많아질 경우 회사채로 조달한 빚을 갚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발행 부진이 이어지면서 순상환됐다는 진단이다. 기업들이 은행이나 기업어음(CP)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풀이로, 2016년 역시 이 같은 상황에 해당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 경색과 기관들의 북클로징(회계 연도 장부 결산) 상황임을 고려할 때 다음 달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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