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자산 취약한 MZ세대 문제점 공식 문제로 떠올라
한국 펀더멘털은 강하다는데..소비 경기완충 효과 문제
MZ 이후 고용 변화도 예정..MZ의 시대주도 뒷받침 필요

[공공뉴스=임혜현 기자] 내년도 물가불안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가계소비가 부진해 이전처럼 소비자 경기완충 역할을 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11월 경제 브리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1%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은행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계속해서 5%를 상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큰폭 낮아지는 것이다. 

다만, 같은 날 한국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행태 변화 분석: 세대별 소비행태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우리나라 소비의 경기완충 역할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약화 상황의 중심에 MZ세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물가가 안정되어도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 흐름 자체가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청년들. 최근 MZ세대의 소비가 위축되고, 이로 인해 소비의 경기완충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사진=뉴시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청년들. 최근 MZ세대의 소비가 위축되고, 이로 인해 소비의 경기완충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사진=뉴시스>

한은, 은퇴 세대 외에 MZ 문제점에 첫 주목

한국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가 부진한 것은 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1995년생)의 부채 증가와 베이비붐(1941~1954년생) 이전 세대의 은퇴 등에 따른 지출 감소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경기 수축기에 가계소비가 위축된 것은 주로 50~60대의 미래 기대소득 약화에 기인한다고 봤던 기존 연구와는 다른 관점이다.

한국은행은 MZ세대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 및 자산기반 취약, 부채 증가 등으로 소비를 줄인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비붐 이전 세대는 낮은 금융자산 축적과 은퇴로 인한 소득 불확실성 증가 등에 따라 소비를 줄였다고 지적했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이러한 결과는 MZ세대가 주력 소비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데다 동 세대가 선호하고 소비의 소득탄력성이 큰 선택 소비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경기 수축기시 소비의 경기 동행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3일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인구구조의 변화와 이에 따른 고용 이슈 변화가 ‘뉴노멀’이 되는 시대를 예고했다.

KDI에 따르면, 내년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22년(79만1000명)보다 크게 축소된 8만4000명으로 전망된다.

내년 취업자 수는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인해 증가폭이 크게 축소되나, 고용여건 변화에 의한 취업자 증감을 주로 반영하는 고용률 변화의 기여도는 약 10만2000명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취업박람회에서 서류를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 <사진=뉴시스> 
취업박람회에서 서류를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 <사진=뉴시스> 

MZ 이후 세대, 고용 문제 등 패턴 근원적 변화

문제는 생산가능인구와 인구구성비 등 인구구조의 변화는 취업자 수 감소(-1만8000명) 요인으로 전환되며, 인구구조 변화의 노동공급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될 전망이라는 데 있다.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핵심노동인구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도 향후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풀이했다.

이어 “이에 따라, 인구구조의 변화는 향후 취업자 수 둔화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이 둔화하면 가계 소득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여기에 고물가·고금리까지 설상가상으로 겹치는 경우에는 더욱이 내수가 일정 수준을 버텨내긴 힘들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동철 KDI 교수는 “민간소비는 코로나19 방역완화 등 긍정적 요인이 있으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취약계층들의 한계상황 직면, 주택가격 조정 등 리스크 요인이 크다”고 우려했다.

10월25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배포한 ‘역풍 속으로의 항해’ 자료는 “한국의 경우,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강력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IMF는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상충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하락이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일부는 내수 회복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로 이 내수 회복 효과 감소에 MZ세대의 소비완충 효과 약화가 본격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것.

아울러 그 이후 세대의 경우도 핵심노동인구 감소 등 노동공급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 패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한국은행 보고서와 근래 여러 연구들이 관통하는 바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MZ세대가 향후 소비의 원활한 경기완충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제기된다.

소비관련 정책을 통해 소득과 자산 기반이 취약한 MZ세대의 소비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소득, 자산 더 나아가 사회안전망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는 것.  MZ세대의 건전한 소득과 자산 형성을 위해 적절한 금융 문해력 교육도 필요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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