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포함 35개 계열사 2023년 정기 임원인사 단행
불확실한 경영 환경 대비 변화와 혁신·미래 경쟁력 중점
CEO 평균 연령 57세..전년比 1세↓..사장급 3세 젊어져
제과 대표 첫 외부 수혈..멤버스에 그룹 첫 외부 女 대표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리는 ‘뉴롯데’가 더욱 젊고 단단해졌다. 올해 변화와 쇄신 의지를 다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 순혈주의를 깬 외부 전문가 영입과 젊은 리더를 전면 배치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공공뉴스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공공뉴스DB>

◆변화와 혁신·경쟁력 ’방점’..새로운 롯데로 미래 준비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전날(15일) 롯데지주를 포함해 35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 ‘미래 경쟁력 창출’을 중점으로 이번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젊은 리더십의 전면화, 책임경영에 입각한 핵심역량의 전략적 재배치, 지속적인 외부 전문가 영입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이는 그동안 신동빈 회장이 VCM(Value Creation Meeting)과 내부회의에서 ‘새로운 롯데’를 강조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신 회장은 그룹 신사업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기존 사업의 턴어라운드 실현을 이끌기 위한 솔루션을 주문해왔다. 

롯데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년 ’영구적 위기’의 시대가 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의 변화와 쇄신을 실현하기 위해 보다 정밀한 검증과 검토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의 최고경영자(CEO) 전체 평균 연령은 57세가 돼 지난해 평균 58세보다 1세가량 젊어졌다. 사장 직급의 경우 3세가량 낮아졌다. 

이 같은 세대교체 인사에서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50대 사장 반열에 올랐다. 

그는 1990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와 롯데렌탈 대표를 거쳤다. 현재 지주 ESG경영혁신실을 비롯해 롯데헬스케어를 이끌고 있다. 

롯데그룹 미래 성장에 중요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롯데헬스케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올해 잇따라 출범시키고 다양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M&A를 성공적으로 추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지난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 첫 대표로 이원직 롯데지주 신성장2팀 상무를 전격 선임하면서 40대 CEO시대를 연 바 있다. 

올해 신임 임원 중 40대 비중은 46%다. 1978년생 이후 45세 이하 신임 임원의 승진은 채혜영 롯데칠성 상무보, 이용우 롯데하이마트 상무보, 황호진 롯데글로벌로지스 상무보, 박강민 롯데상사 상무보 등 총 4명이다.

그간 롯데를 이끌었던 고위임원 3명은 일선에서 용퇴한다. 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한 결정이다.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약 35년 이상 몸담았던 롯데를 떠난다.

이창엽 롯데제과 대표(왼쪽)와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 <사진제공=롯데그룹>
이창엽 롯데제과 대표(왼쪽)와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 <사진제공=롯데그룹>

◆올해도 순혈주의 타파..모기업 롯데제과에 첫 외부 수혈

지난해에 이은 롯데의 외부 인재 영입도 눈에 띈다.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과 김혜주 현 신한은행 상무를 롯데제과와 롯데멤버스 대표로 각각 내정했다. 

지난해 홈플러스 출신의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부회장과 신세계 출신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대표를 외부에서 수혈하며 순혈주의를 깬 롯데가 이번에는 그룹 모기업인 롯데제과 대표에 외부 인사를 처음으로 앉혔다. 

신 회장의 혁신 의지가 반영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신임 롯데제과 대표로 내정된 이 부사장은 한국과 북미에서 30년 이상 글로벌 소비재 회사에서 근무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1993년 한국P&G를 시작으로 Hershey(허쉬) 한국 법인장과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역임하며 소비재 분야에 깊이 있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우수한 글로벌 마인드와 마케팅, 전략 역량을 바탕으로 롯데제과가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나아가는 데에 필요한 해외 사업확장,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다. 

또한 롯데멤버스의 첫 외부 여성 대표로 내정된 김혜주 전무는 빅데이터 전문가다. 삼성전자, KT를 거쳐 현재 신한금융지주 빅데이터부문장, 마이데이터유닛장을 맡고 있다.

롯데는 김 대표에 대해 “국내 최고 수준의 데이터 전문성을 바탕으로 롯데가 보유한 4000만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시각의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 롯데그룹 유통군 미래경쟁력 핵심인 롯데멤버스의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롯데렌탈 대표도 외부에서 전략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추진 중이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제공=롯데그룹>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제공=롯데그룹>

◆내부 검증 전문가 전략적 재배치..여성 임원 육성

아울러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내부적으로 검증된 전문가들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했다.

롯데면세점과 롯데홈쇼핑 대표에 각각 김주남 전무(전 롯데면세점 한국사업본부장)와 김재겸 전무(전 롯데홈쇼핑 TV사업본부장)가 내정됐다. 

이와 함께 계열사 대표로서 경영역량 및 전문성이 장기간 검증된 기존 CEO들도 재배치됐다. 

지난달 롯데건설 대표로 선임된 박현철 부회장은 중대한 역할을 부여받은 만큼 기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우수한 리스크 관리 및 사업구조 개편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불안을 적극 해소하고 롯데건설 현안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와 롯데호텔 대표로 내정됐다.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의 사업변화와 혁신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롯데그룹 호텔군 안세진 총괄대표는 그룹의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이동해 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새 전략 방향을 수립한다.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롯데는 약 10여년간 여성인재를 전략적으로 육성했다. 그 결과 여성 임원은 올해 47명(구성비 7.1%)이 됐다. 지난해 대비 12명이 증가한 규모다. 

새로 승진한 임원은 정미혜 롯데제과 상무보, 채혜영 롯데칠성 상무보, 한지연 롯데백화점 상무보, 김지연 롯데홈쇼핑 상무보, 이정민 롯데건설 상무보, 윤영주 롯데에이엠씨 상무보 등 총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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