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전년比 반토막..순이익도 72% 급감
총차입금·부채 매년 증가, 부채비율 224% 불안 요소
중대재해, 부실시공 논란 등 각종 잡음에 재무부담까지
박 대표, 외형 성장시키며 경영 능력 입증..위기관리는?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내부 출신 전문경영인 박현만 제일건설 대표이사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지난해 말 하청 노동자 사망사고 발생과 계속되는 벌떼입찰 잡음, 그리고 부실시공 논란 등이 잇따르며 진땀을 뺀 제일건설이 실적마저 뒷걸음질 치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것. 

건설업 전반에 닥친 불황 등과 맞물린 실적 부진은 어쩔 수 없어 보이지만, 그러나 기업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부채 증가 등 잠재 리스크 요인까지 겹치면서 오너일가를 대신해 경영 전면에 서 있는 박 대표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관련 <공공뉴스>는 제일건설 측 입장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보고자 했으나 유관부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회사 관계자는 “제일건설은 재무건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 건설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은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고, (실적 변동은)대형사들도 마찬가지”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장 회사를 둘러싼 이슈에 대해 관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재무 부담 확대 등 잠재적 불안 요소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박현만 제일건설 대표 <사진=제일건설 홈페이지 캡쳐>
박현만 제일건설 대표 <사진=제일건설 홈페이지 캡쳐>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건설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2조1460억원이다. 이는 전년의 1조8302억원보다 17.2% 증가한 규모다. 

반면 영업이익은 1204억원으로 전년(2552억원)의 반절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15년 663억원 이후 7년 만에 최저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354억원에서 655억원으로 72.1%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부진 배경으로 원자재 쇼크와 인플레이션 여파 등을 꼽고 있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와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공급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면서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제일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제일풍경채’로 유명한 중견건설사다. 지난해 3월 공급한 인천 서구 ‘인천검단2 제일풍경채’는 1734가구 중 15가구가, 같은해 4월 공급한 경기 연천군 ‘전곡역 제일풍경채 리버파크’는 845가구 중 247가구가 미분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부동산 시장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완성주택 및 상가 160억원어치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회사의 재무적 부담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제일건설의 지난해 총차입금은 1조9631억원이다. 총차입금은 2018년 1663억원, 2019년 5098억원, 2020년 9105억원, 2021년 1조2838억원, 2022년 1조9631억원 등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부채는 2조6731억원으로 집계됐다. 부채도 2018년 3846억원, 2019년 7447억원, 2020년 1조2456억원, 2021년 1조7851억원 등 해마다 늘고 있다. 

부채비율은 224%를 기록하며 200%를 상회했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경영 불안요소가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한편, 제일건설은 유경열 회장이 1978년 설립한 제일주택건설에서 시작한 회사다. 창업주 유경열 회장은 장남인 유재훈 전 사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제일건설은 2007년 2세 경영이 시작된 이후 성장 가도를 달렸다. 2017년부터는 소유와 경영 분리를 내세우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변경, 박현만 대표가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제일건설 내부 출신으로, 오너일가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 특히 대표로 역임한 뒤 매출액 1조원대의 중견건설사로 외형을 확장시켰고, 지난해는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진입했다. 

뿐만 아니라 2017년 37위였던 시공능력평가는 2022년 20위로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각종 부정 이슈들이 지속되면서 회사 이미지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게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각에서는 재무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 탄탄한 내부 입지와 함께 그동안 경영 능력을 입증해왔던 박 대표가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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