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아..20대 가장 많아
치료약물 비중 최고..80% 10대, 해열제 1위
가정 내 발생 73.5% 차지, 사망사례 102건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응급실을 방문한 중독 환자 중 의도적 노출에 의한 사례가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1일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14개 시·도의 15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총 5997명의 중독환자가 발생했다.
질병청은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중독 관련 보건 정책 수립에 필요한 근거자료 생산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응급실 내원 중독환자를 대상으로 중독 심층 실태조사를 실시 중이다.
중독환자는 여성(56.2%)이 남성보다 많았으며 의도적 중독(67.2%)의 비중이 높았다. 3명 중 2명이 자해 등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중독 물질에 노출됐다는 뜻이다.
발생연령은 20대(19.0%), 70대 이상(14.5%), 40대(14.4%), 50대(14.0%) 순으로 집계됐다.
주요 노출물질은 치료약물(51.5%), 가스류(13.7%), 인공독성물질(11.9%) 순이었다.
발생 장소는 가정 내 발생이 73.5%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노출 형태는 경구 노출 70.2%, 흡입 14.2%, 물림·쏘임 9.3% 등의 순이었다.
사망한 사례는 5997건 중 102건으로 1.7%였다.
노출물질은 전 연령대에서 치료약물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10대의 80%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전 연령대 중 치료약물로 인한 중독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대의 다빈도 중독물질 1위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21.1%)였으며, 2위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19.2%)로 모두 치료약물에 해당했다.
10세 미만에서는 인공 독성물질에 의한 중독이 30.5%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모두 비의도적 중독으로, 화장품, 락스 등 가정 내 생활화학제품에 사고로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60대 이상에서는 글라이포세이트, 글루포시네이트 등 농약류가 다수 포함됐는데 농약류 중독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다빈도 노출물질은 중독 의도성에 따라 달랐다. 의도적 중독에서는 벤조디아제핀계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20.9%), 졸피뎀(10.9%), 일산화탄소(9.2%) 등 순으로 빈도가 높았으며 비의도적 중독에서는 일산화탄소(19.3%), 벌 쏘임(18.5%), 기타 및 미상의 동물에 물림·쏘임(7.8%) 등 순으로 노출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질병청은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별 맞춤형 예방사업을 추진한다.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치료약물 중독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 청소년을 선정해 지난달 25일부터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올바른 치료약물 사용법 및 응급처치방법 등 중독질환 예방교육을 진행 중이다.
향후 소아·노인 등 취약집단을 중심으로 중독질환 예방사업의 대상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응급실 기반 중독 심층 실태조사 결과가 중독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관계 부처의 정책 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중독 심층 실태조사 1차년도 보고서는 질병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