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불출마 선언 후 잠행..선출 9개월 만
尹정부 도와달라 호소..출마 여부는 안 밝혀
與, 당분간 원내대표 권한 대행 체제로 운영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용퇴 압박을 받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결국 당대표직에서 사퇴했다. 3·8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지 9개월여 만이다. 

김 대표는 많은 이들이 만류했지만,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反求諸己·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여당의 안정과 총선 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22대 총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당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국민의힘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13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 이틀 간 잠행 끝 사퇴 결정

이틀 간 잠행을 이어오던 김 대표는 13일 오후 입장문을 배포해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저는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9개월 동안 켜켜이 쌓여온 신(新)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란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많은 분들께서 만류하셨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이라며 “더 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또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제 총선이 불과 119일 밖에 남지 않았다”며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저의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저도 이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 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부디 우리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12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잠행을 이어가며 거취를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시스>

◆ 與, 원내대표 권한대행 체제 돌입

또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오늘 (김 대표를) 만난 게 오전 11시이고 점심시간 전까지 1시간 정도 대화했다. 원래 만나기로 (약속이) 돼 있었다”며 “오늘 만나서 김 대표의 거취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가 확실히 고민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기엔 본인과 대통령의 호흡에 전혀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데, 조선일보의 (서울 지역 총선 승리) 6석 보도부터 시작해서 급변사태 아닌가”라며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김 대표를 모든 언론에서 퇴진으로 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다가, 갑자기 대통령이 출장갔을 때 일처리를 마치려는 모양새로 가버리면, 이게 관행처럼 되어버리면 큰일 난다”며 “김 대표는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다. 지금 본인이 자리에 집착하는 사람처럼 비춰지는 상태가 하루라도 더 지속되면 화가 난다는 입장이셨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 대표의 사퇴 이후 국민의힘은 당분간 윤재옥 원내대표 권한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총선이 4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전당대회를 다시 치르기는 어렵기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구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 안팎에서는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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