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내년도 정부 R&D(연구·개발) 예산이 올해 대비 14.7% 삭감된 26조5000억원으로 확정된 가운데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과학계의 양해를 구했다.

이 장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R&D를 위해서는 R&D 혁신이 꼭 필요하다며,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을 향해 향후 추진할 R&D 혁신과 제도 보완 과정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도 예산 및 정부 R&D 예산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전날(21일)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는 내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이 18조5625억원, 정부 전체 R&D 예산이 26조500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정부 전체 R&D 예산은 당초 정부안에 비해 6217억원 증액됐지만, 올해(31조1000억원)대비 14.7%(4조6000억원) 줄어든 셈이 됐다.

국회에서 증액된 6000여억원의 R&D 예산 중 2078억원은 기초연구 지원(장학금·연구장려금 포함)에 들어가면서 연구현장 지원 예산 삭감폭은 25%에서 10% 수준으로 조정됐다.

또한 출연연의 안정적인 연구지원을 위해 388억원을 확충하고, 기업 R&D 지원도 정부안 대비 1782억원 규모로 강화했다. 차세대·원천기술 개발도 336억원 증액했으며, 첨단 연구장비 구축·운영을 위한 예산도 434억원 확대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8월22일 R&D 예산과 제도를 혁신해 ‘이권 카르텔’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나눠주기식, 유사중복 사업 등을 강도 높게 구조조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연구 현장에서 연구자 고용 불안 등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논란이 불거졌던 ‘카르텔’ 표현과 관련해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 연구자 분들께 한 번도 그런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분들이 진정으로 현장에서 연구에 열과 성을 다해 주신 덕분에 우리나라의 연구력이 상당히 올라갔다”며 “그 분들께 늘 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또 조성경 과기정통부 제1차관이 지난 12일 한 포럼에서 과학기술계 카르텔의 정의와 8가지 사례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이 장관은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자 “조 차관이 그런 발언을 하신 것은 그냥 개인적인 의견이 아닌가 한다”며 “정부의 의견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 장관은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에게 향후 추진될 R&D 혁신과 제도 보완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 장관은 “이번 예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구 현장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R&D를 위해서는 글로벌 R&D 확대를 비롯한 R&D 혁신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디.

이어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을 향해 “앞으로 추진할 많은 R&D 혁신과 제도 보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