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상 노조 반발 극심..“하림 측, 유보금 10조원 노렸다” 주장
정부·채권단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배경·근거 공개 요구
인수 주체 팬오션 유상증자 가능성↑..증권가, 투자의견 ‘매도’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HMM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그러나 ‘졸속 매각’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여온 HMM 노조의 반발이 상당해 남은 본계약 체결 전까지 축포는 이른다는 평가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HMM 육상노조) HMM해원연합노동조합(HMM 해상노조)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권단 등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배경과 근거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HMM은 국민의 혈세인 국가재정을 투입해 되살린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다. 정부 지분율 60%에 육박하는 국민기업이며, 국가 산업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기간산업 해운업의 대표기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하림그룹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드러내며 자기자본 조달 비율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노조는 “이번 매각은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는 형국이라 시작부터 각계 각층의 우려가 터져 나왔다. 특히 자기자본 조달비율이 부족한 기업의 대규모 인수금융 조달은 반드시 외부차입 및 투기자본에 의존하게 된다”면서 “막대한 이자비용 및 재무적 참여자의 개입으로 인한 지배구조의 불안정을 야기하게 되고, 정상적인 기업운영이 어렵게 된다는 사실은 숱한 기업매각 구조조정의 역사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 정부·KDB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 측에 그 배경과 근거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정보에 대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하림이 도대체 어떠한 인수금융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인수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인정받았는지 공개해야 할 것”이라며 “HMM은 국가재정의 투입으로 되살린 국민기업으로 이러한 정보공개의 요구는 공정하고 투명한 검증에 대한 지극히 당연한 국민적 요구”라고 말했다. 

현재 매각과 인수 측은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본격적인 협상 절차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주식양도계약의 조건으로 어떠한 조건들이 협의되는지 구체적인 협상조건에 대한 명명백백한 공개를 요구했다. 

노조는 “매각조건은 인수업체의 인수금융에 대한 한계와 진정한 해운산업 발전과 재투자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무이한 조건으로 이에 대한 국민적 검증과 승인은 절대적인 사항”이라며 “한점 의혹도 없이 매각조건에 대해 국민께 보고하고 하림의 인수금융의 문제와 진정한 해운산업 발전에 관한 인수자의 명확한 의지를 담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HMM 육상노조) HMM해원연합노동조합(HMM 해상노조)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권단 등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배경과 근거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제공=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또한 노조는 하림그룹이 HMM이 보유한 10조원의 유보금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HMM에는 아직도 10조원에 이르는 유보자금이 남아 있다. 이는 국민세금 국가재정으로 이룩한 소중한 국민계정 유보자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망가진 대한민국의 해운산업을 재건할 종자돈이자, HMM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수불가결한 핵심 에너지다”라며 “그 어떤 명분으로도 하림이 자신들의 사업에 해당 국민자본을 유용하는 것은 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HMM 매각과 관련된 핵심적인 검증 대상은 하림 인수금융 계획과 매각계약 조건에 대한 상세한 합의 사항들”이라며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분석을 통해 국민기업 HMM 매각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국민적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산업은행과 하림의 매각협상에 노동조합의 참여는 필수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며 “밀실·졸속매각이라는 오명으로부터 국가 산업구조조정의 핵심기관으로서 추호의 의심과 의혹 없이 그 책무의 사명을 다해 국민기업의 매각처리사무에 임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HMM의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지난 18일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HMM 매각 대상 주식 수는 채권단이 보유한 3억9879만(57.9%)주로, 하림그룹은 인수 희망가로 약 6조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지주의 현금성자산은 9월 말 기준 1조4591억원이다. 따라서 HMM 인수 자금 마련은 외부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 

시장에서는 하림이 2~3조원가량 인수금융을 충당하고, JKL파트너스가 7000억원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외 나머지는 인수 주체로 나선 하림그룹 계열사 팬오션이 담당하는데,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 하향과 투자의견 ‘매도’를 권하는 리포트도 나오는 등 팬오션에 대해 부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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