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정률 80%..복구 비용 ‘2153만+α’ 훼손범에 청구
4대 궁궐 종묘 등 CCTV 110대 설치, 전국 점검 등 대책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지난해 12월 발생한 경복궁 담장 훼손 사건을 계기로 4대 궁궐과 종묘 등에 폐쇄회로(CC)TV 110대가 추가 설치되고 순찰도 강화된다. 

특히 당국은 비용과 인건비 등 1억원가량으로 추산되는 전체 복구비용에 대해 담장을 훼손한 범죄자들에게 청구할 예정이다

4일 스프레이로 낙서로 훼손된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담장이 복구돼 있다. <사진=뉴시스>
4일 스프레이로 낙서로 훼손된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담장이 복구돼 있다. <사진=뉴시스>

◆스프레이 낙서 테러 80% 복구..범죄자에 비용 징수

문화재청은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 궁장(궁궐 담장)의 스프레이 낙서에 대한 보존처리를 지난해 12월28일 완료하고 점검을 거친 후 4일 공개했다.

이와 함께 향후 국가유산에 대한 훼손 재발방지 종합대책도 이날 발표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6일과 17일 두 차례 낙서 테러가 발생, 경복궁 서측 영추문 좌우측 12.1m,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 좌우측 24.1m가 훼손됐다. 1차는 10대 남성, 2차는 20대 남성이 범행을 저질렀다. 

훼손된 담장의 보존처리에는 문화재청의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와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의 문화유산 보존처리 전문가들이 총 8일간 하루 평균 29.3인 규모로 투입됐다.

레이저 세척기와 스팀 세척기, 블라스팅 장비 등 전문장비는 총 5일간 투입돼 장비 임차료 총액은 94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외에 방한장갑과 정화통, 방진복 등 소모품 비용으로 1207만원이 들어 장비임차와 소모품은 4일 현재 총 215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작업(1단계)은 동절기와 담장 위치별 석재의 상태를 고려해 스프레이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응급복구 위주로 추진했으며, 담장의 표면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거친 후 보존처리 작업(2단계)을 최종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시점의 공정률은 80% 정도다. 

세부 작업 과정을 살펴보면, 영추문 주변은 육축 구조로 전체적으로 석재의 상태가 평편해 미세 블라스팅 방법을 적용했고,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 담장은 양쪽의 상태가 달라 보존처리 방법도 달리 적용했다. 

국립고궁박물관 좌측 담장은 전체적인 석재의 상태가 좋지 않아 레이저 클리닝으로 반복 작업하고 모터툴로 마무리했다. 우측 담장은 상대적으로 석재의 상태는 양호했으나 낙서 범위가 광범위해 화학적 방법과 물리적 방법(레이저 클리닝, 에어툴, 모터툴 등)을 병행하고 색맞춤 등을 진행해 1단계 보존처리를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향후 담장의 표면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석재 표면의 변화상태와 색맞춤 변화 정도를 고려해 2단계 보존처리 작업을 마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법 제82조의3제3항에 따라 원상 복구에 소요된 비용을 징수할 계획. 

투입된 전문가 인건비 등을 포함한 전체 복구비용을 감정평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감정한 후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복구에 투입된 비용과 인건비 등 전체 비용은 1억여원으로 추산된다. 문화재청 측은 수사 상황 등을 지켜보며 1차 낙서범인 10대 남성과 2차 낙서범인 20대 남성, 그리고 아직 검거되지 않은 공범 등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유사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문화재보호법 제92조제1항에 따른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강력히 대응해나갈 계획이다.

최응천 문화재청 청장이 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경복궁 담장 낙서 보존 처리 작업과 국가 유산 훼손 재발 방지 종합대책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응천 문화재청 청장이 4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경복궁 담장 낙서 보존 처리 작업과 국가 유산 훼손 재발 방지 종합대책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복궁 등 4대 궁궐·종묘 등에 CCTV 110대 추가 설치

아울러 문화재청은 경복궁 담장 낙서와는 별도로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의 내부에 있는 낙서 현황을 파악한 결과, 건물의 기둥과 벽체 등에 연필이나 유성펜, 수정액 등이 사용된 낙서와 뾰족한 도구 등이 사용된 새김훼손 등을 다수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훼손유형과 정도에 따라 경미한 수리 범위에 해당하는 경우 상시관리를 통해 조치해나갈 예정”이라며 “수정액, 래커 등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보존처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궁궐 외곽 순찰을 강화하기 위해 순찰지역을 확대하고, 야간시간대에는 2~4회 자체 순찰을 하고 있다.

특히 경복궁은 연내로 야간시간대 순찰을 8회로 확대하기로 했다. 관할경찰서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외곽경계부에는 경찰도 순찰을 지속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복궁 외곽담장에 기존 14대인 CCTV를 20대 더 추가하는 등 4대 궁과 종묘, 사직단의 외곽 담장에 총 110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외에 국가유산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은 출입부와 주요 관람영역에 낙서금지 등에 대한 안내배너 42개를 설치했으며, 4개 국어로 작성한 안내판도 32개소에 설치할 예정이다.

관람해설과 궁궐 안내방송을 통해서도 낙서행위 금지 안내를 하고 있으며, 궁능 입장권과 안내책자에 낙서 등 훼손 금지 문구(4개 국어, 국·영·일·중문)를 삽입해 지속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궁능관람규정에 문화유산 훼손행위 금지 등에 대한 항목을 마련하는 규정 개정도 추진한다.

문화재청 작업자들이 지난 2023년 12월1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편 담장에 칠해진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문화재청 작업자들이 지난 2023년 12월1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편 담장에 칠해진 낙서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동취재>

◆전국 심층 점검, 순찰 강화..인식 개선 위한 홍보 확대

한편, 문화재청은 내달까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낙서 등 훼손에 취약한 국가유산과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을 파악한 후 오는 4월까지 광역시·도에서 운영 중인 국가유산 돌봄사업을 정기점검해 심층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위적 훼손을 조기에 인지하고 자동알람 및 경고방송과 현장출동 체계를 확립할 수 있는 지능형 CCTV가 추가로 필요한 국가유산을 파악할 예정이다.

확인된 취약지역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광역시·도에서 국가유산 돌봄사업을 통해 매월 정기점검을 실시하고, 내년에는 돌봄사업의 점검 인력을 올해 대비 25% 이상 확대한다. 

또한 올해부터 국가유산 안전경비원을 대상으로 훼손상황 발생 시 신속한 초동대응을 위한 방재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내년에는 관리 사각지대 순찰 및 훼손 현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력증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 누리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낙서 등 국가유산에 대한 훼손을 금지하는 콘텐츠를 제작·게시하고, 인식 개선 콘텐츠와 안내책자 등을 제작·보급한다.

청소년 대상 문화유산 교육교재에 문화유산 훼손의 문제와 보호의 중요성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대국민 홍보와 함께 국가유산에서 낙서 등의 훼손이 발생하면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 누리집과 국가유산 훼손신고 전화 운영을 통한 국민신고제를 활성화한다.

이외에도 국가유산의 재질과 오염물 성분에 따라 맞춤형 보존처리 기술의 신속한 적용이 가능하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낙서 등 오염물 제거방법의 현장 적용을 위한 실용화된 기술과 매뉴얼 등을 작성해 지방자치단체와 보존처리 관계자 등에 보급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경복궁 담장 훼손사건을 계기로 국가유산의 보호 역량을 보다 확대·강화하고, 향후 이와 같은 훼손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법령을 엄정하게 적용하고 관용 없이 강력히 대응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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