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물품 14만여점 적발..기준치 최대 930배 초과 발암물질 검출
담배연기·술·가공육 등 다양 형태 존재..지속 노출시 암 발병 위험↑
발암물질 없는 세상 사실상 불가능..접촉 및 노출 최소화가 최선책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암, 즉 악성종양은 세포가 세포사멸 주기를 무시하고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인체 기능을 망가뜨리는 병이다. 불치병은 아니지만, 암은 그 종류도 많고 치사율도 낮지 않다. 

이런 치명적인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한 몸 유지에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 생활 속 곳곳에는 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 다양한 종류와 형태로 숨어있는 점은 공포감을 키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발암물질 범벅 짝퉁 명품..기준치 최대 930배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6일부터 12월1일까지 4주간 국내로 수입되는 지식재산권 침해물품(일명 짝퉁)에 대해 집중 단속한 결과 짝퉁 물품 14만2930점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83개 제품에 대해 성분 분석한 결과 25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 카드뮴 등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이번 집중 단속은 중국 광군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해외의 대규모 할인행사에 따른 지재권 침해물품 반입 급증에 대비해 특송·우편·일반수입 등 수입통관 전 분야에서 실시됐다.

주요 적발 품목은 수량을 기준으로 ▲의류(40%) ▲문구류(16%) ▲악세사리(14%) ▲열쇠고리(8%) ▲가방(5%) ▲완구(2%) ▲신발(2%) ▲지갑(2%) 등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귀걸이, 가방, 시계 등이 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물품임에도 짝퉁 수입업자가 안전기준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관세청 중앙관세분석소를 통해 적발된 짝퉁 물품을 분석한 결과 안전 기준치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930배에 이르는 납과 카드뮴이 검출됐다. 

특히 패션아이템으로 인기가 많은 루이비통, 디올, 샤넬 등 해외명품 브랜드의 짝퉁 귀걸이 24개 제품 중 20개(83%)에서 카드뮴이 검출됐으며, 그 중 3건은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도 함께 확인됐다.  

카드뮴이 검출된 귀걸이 20건 중 15건은 카드뮴 함량이 전체 성분의 60%(기준치의 600배) 이상이었으며, 최고 92.95%(기준치의 930배)가 검출된 제품도 있었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단순히 표면처리에 카드뮴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제조 시 주성분으로 사용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샤넬 브로치에서는 기준치의 153배에 달하는 납이 검출됐으며, 일부 짝퉁 가방과 지갑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과 카드뮴이 검출됐다.

이번에 금속장신구 제품에서 다량 검출된 납과 카드뮴은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가능 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납은 중독 시 신장계, 중추신경계, 소화계, 생식계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카드뮴은 일본에서 발생했던 ‘이타이이타이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중금속으로 중독 시 호흡계, 신장계, 소화계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관세청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명품 모조품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로 각광받는 실태를 우려하면서, 짝퉁의 유통과 소비가 지식재산권 침해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전 기준치 초과 주요 지식재산권 침해물품. <사진=관세청>
안전 기준치 초과 주요 지식재산권 침해물품. <사진=관세청>

◆다양한 종류·형태로 주변에 존재

발암물질에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암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에서도 발암가능 물질을 분류해 관리하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담배연기, 알코올(술), 자외선, 석면, 포름알데히드, 납·카드뮴 등 중금속 등이 흔히 알려진 발암물질이다. 

여기에 일상적으로 많이 먹는 먹는 햄, 소시지, 베이컨 등 가공육도 발암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 연구소(IARC)는 가공육을 인체 발암 확인 물질인 1군으로 지정하고, 쇠고기 등 적색육을 인체 발암 추정 물질인 2A군으로 지정해 충격을 줬다. 

지난해 7월에도 IARC은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로 지정해 논란이 일었다.   

아스파탐은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로, 설탕보다 단맛이 200배 강하다. 열량은 설탕과 동일한 1g당 4㎉지만, 설탕의 200분의 1만큼만 사용해도 동일한 단맛을 낼 수 있어 ‘제로 슈거’ 음료에 주료 사용된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설탕을 뺀 저칼로리·제로 슈거 열풍이 거세게 불던 와중에 아스파탐이 암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음료업계와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다만, 아스파탐을 식품에 쓰도록 허용해온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반박하며 IARC가 제시한 연구들이 아스파탐이 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봤다. 

암을 유발할 위험성이 높은 물질들은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몸에 조금은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섭취하고, 발암물질이 포함된 물건을 돈을 주고 구입하기도 한다. 발암물질이 전혀 없는 세상은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발암물질을 굳이 가깝게 둘 필요는 없다. 피하는 게 상책이지만, 그럴 수 없다면 접촉 및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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