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대자연의 경고→‘탄소제로’ 이제는 행동할 때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 벌써 3월 말인데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외출을 할 때 옷을 고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에요. 어떤 날은 추워서 패딩을 챙겨 입었는데, 바로 그 다음날은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날씨가 풀려서 겉옷을 들고 다니기도 했으니까요. 뉴스를 보니 어떤 지역들은 ‘벚꽃 없는 벚꽃축제’로 비상이 걸렸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예년 같으면 벚꽃이 만개할 시기인데도, 꽃들이 피지 않아 관광객들은 물론 봄꽃 축제를 준비한 지자체와 주민들도 난감해 하는 상황이라는 소식을 들었죠. 작년에는 따뜻해서 개화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졌고, 반대로 올해는 꽃샘추위 영향으로 꽃피는 시기를 예측할 수 없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해요. 급격한 기후변화로 곳곳에서 수난을 겪고 있는 거죠.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심각성에 대해 그동안은 잘 느끼지 못했어요. 사실 직접적으로 체감하지 않는 이상 많은 사람들이 그렇잖아요. 따뜻한 겨울과 추운 봄을 겪고 있는 이제서야 위기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여·36·서울 영등포구)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전 세계 인류는 현재 생존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산업기술 발전과 무분별한 자연개발 등으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오늘날 전례 없는 기후변화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 

심각성이 날로 커지자 전 세계는 ‘탄소중립’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힘을 모으고 있다. 환경보호 차원을 넘어 인류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 지구의 경고, 기후변화

대한민국은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제는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계절에 맞지 않는 이상고온과 이상저온, 긴 장마와 폭우 및 폭염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금(金)사과’ 파동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상기후가 작황 부진으로 이어졌고, 물가 상승은 안 그래도 팍팍한 서민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2.21(2015년 100기준)로 전월 대비 0.3%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 올라 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 생산자 간 거래되는 가격으로, 소비자물가지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0.8%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산물(2.6%)과 수산물(2.1%)이 오르며 전체 지수를 견인했다. 

특히 사과는 1년 새 121.9%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초 이상고온으로 예년보다 일찍 개화한 사과꽃들이 4월 초 꽃샘추위로 냉해 피해를 입은 탓. 또 6~7월의 긴 장마에 따른 탄저병, 8월 태풍까지 이어지며 사과 생산량이 30% 급감했다. 

문제는 금사과 파동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올해도 사과꽃이 평년 대비 열흘 정도 일찍 개화하면서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다가 여름철 강수량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앞서 농촌진흥청은 2022년 발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SSP5) 적용 사과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를 통해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가 지속 배출되는 경우 앞으로 사과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2070년대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즉, 이제는 이상기후가 발생하지 않아도 사과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기후변화 관련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20년 발표한 시나리오(SSP5)는 사회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예측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2081년∼2100년 사이, 전 세계와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각각 6.9도(℃), 7.0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발표 한(RCP8.5) 상승치보다 각각 2.2도(℃), 1.1도(℃) 오른 것으로, 2022년 현재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아열대기후대는 2030년대 18.2%, 2050년대에는 55.9%로 확대될 전망이다. 

사과는 2005년 2만6000ha에서 2020년 3만1000ha까지 재배면적이 증가했고, 2020년에는 42만2000톤을 생산한 주요 과수작물 중 하나. 비교적 서늘한 기온에서 품질과 생육이 양호한 호냉성(好冷性) 작물이다. 

사과의 과거 30년간 총재배가능지(재배적지+재배가능지)는 경상남도와 전라·남북도, 제주도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SSP5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 과거 예측한 결과보다 더 빠르게 재배가능지가 감소해 2090년대에는 국내에서 고품질사과 재배가능지가 없어지는 것으로 관측됐다. 

농촌진흥청은 사과뿐만 아니라 배, 복숭아, 포도 등도 재배 가능 면적지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재활용센터에 플라스틱 폐기물이 가득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 재활용센터에 플라스틱 폐기물이 가득 쌓여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기후위기..국제 사회 이슈 대두

이 같은 기후변화는 이슈는 이미 수년 전부터 글로벌 사회에서 중요성이 대두된 상태다.

갈수록 멍들어가는 지구의 철저한 몸부림, 유례없는 이상기후를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전 세계 곳곳에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1992년 브라질에서 채택된 이후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제한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UNFCCC는 2015년 파리협정에서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제한하고, 나아가 1.5℃ 이하로 억제하자는 국제 목표를 설정했다.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121개국이 ‘2050 탄소중립 목표 기후동맹’에 가입했다. 

탄소중립은 개인·회사·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그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우리나라도 202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발맞추고 있다. 관련 법을 제정하고 국가전략 및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일단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도 저마다 관련 정책을 내놓고 행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들 역시 각종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통해 개인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탄소중립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또한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상태다. 그만큼 기후변화 문제는 사회적 당면과제로 커졌다는 의미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생활 속 ‘탄소제로’ 실천 첫걸음

환경의 변화를 인간의 힘으로 멈추겠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다. 다만, 일상생활의 작은 실천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얼마든지 이바지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저탄소 제품 구매, 저탄소 인증 농축산물 이용, 친환경 운전 실천, 대중교통 이용, 올바른 분리배출, 일회용품 자제, 적정 냉난방 온도 유지, 고효율 가전제품 사용, 나무심기 등이 바로 그것.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비록 혼자의 힘은 당장은 미미하더라도 쌓이고 쌓이다 보면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 

현재의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크고 작은 노력이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많은 사람들은 오랜 시간 동안 문명이 주는 이기 속에서 편암함만을 추구해왔고, 그 결과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 

폭염과 폭우, 폭설, 가뭄 등 기상이변 규모가 이전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 당장 자기 자신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아, 그저 변덕스러운 날씨 정도로만 생각해온 사람들이 대부분일 터.  

그러나 사람들이 그동안 외면해 왔던 것은 단순한 환경적인 변화의 문제가 아닌 지구의 몸부림이었다.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대자연의 경고를 사람들은 웃어 넘긴 셈이다. 

기후동행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 아닌, 당장의 인류 생존과 삶의 문제다. 이미 위험 수준에 다다른 듯한 기후위기. 일류 멸종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에서 대처하기에는 우리가 너무 늦어버린 것은 아닐까.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는 현재, 자연의 몸부림에 눈과 귀를 귀울이고 탄소제로를 향한 각자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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